'가난에 힘겹게 독학' 강신재 광명검정고시총동문회장
사재 털어 학당 세우고 무료강의 … 5년동안 100명 합격
"누구에게나 힘든 과거가 있다. 살아온 과거는 보다 나은 미래 삶을 살아가는데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강신재(65) 광명시검정고시총동문회장은 굴곡의 삶을 살아왔다. 불굴의 의지로 힘든 역경을 딛고 평생을 마부위침(磨斧爲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올곧게 살아왔다. 70년 가깝게 살아온 그의 삶은 감동의 휴먼스토리다. 전북 임실에서 그가 유년 시절을 보내던 60~70년대는 우리나라 전체가 살기 어려웠던 시절. 그 또한 가난한 살림을 면치 못했고, 그 속에서 공부는 그리 오래 할 수 있는 형편이 못 됐다. 더욱이 중학교 2학년 1학기 15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가세는 더욱 기울어 어린 나이부터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집 안 살림살이를 책임져야 했다.

가난은 아무리 육신을 쉬지 않고 움직여도 더욱 조여 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마을에서 영특하기로 소문났지만 중간에 학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나 가슴이 아팠고, 어린 나이에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주변 사람들의 안타까움도 컸다.

그의 짧은 학력은 진로에 많은 걸림돌이 됐다. 그는 배움에 대한 열정 만큼은 남달랐다. 힘든 일을 하면서도 그의 손에서는 언제나 책을 놓지 않았다. 그 결과 20살 약관의 나이에 전주 MBC 방송국 공채시험에 합격했다. 입사 동기생들은 모두 대졸 이상이 학력소유자들이었고 중학교 중퇴 학력으로 버티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는 입사 3년 만에 퇴사를 하고 무작정 상경해 독학으로 고졸 검정고시를 취득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그는 항상 두각을 나타냈다. 대기업 의류회사 기획실장 등 중역을 맡으며 성공한 삶을 살아왔다.

"배움을 부끄러워하지 말라"는 평소 신념으로 그는 자신이 못 배운 한을 풀기 위해 5년 전에 사재를 털어 광명에 '마부위침 학당'을 세웠다. 자신처럼 형편이 어려워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초·중·고 졸업 학력 취득을 위한 무료 학당을 운영하면서 못 배운 설움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 2막을 열어주고 있다.

지금까지 이 학당을 거쳐간 사람들만 300여명, 이 중에는 검정고시를 통해 정규 학력을 인정받은 사람만 100여명이 넘을 정도다.

광명에서 40여년을 살아오면서 정치에도 꿈을 가져 보았지만 그 꿈을 접고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면서 같이 어울려 소박하게 살아가겠다고 다짐한 강 회장은 지금도 동네에서 궂은 일 마다않고 앞장서서 일하고 있다.

그는 어르신들의 삶의 경험과 지혜가 지역사회에서 접목시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밀알이 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내보였다.

/광명=박교일 기자 park867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