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왕수산악회, 자비 8억 들여 왕방산 꽃길 조성 구슬땀
헬기동원 5년계획 15만주씩 묘목 식재 … 산 정상엔 마루석 세워
▲ 18일 왕방산 등산로에 진달래 묘목을 식재하기 위해 포천시로부터 지원받은 헬기를 동원하는 모습.
▲ 심진섭 왕수산악회 총무가 초행 등산객을 위한 마루석을 산 정상에 옮긴 모습.
포천지역 유명 등산로 주변에 아름다운 진달래와 철쭉꽃길을 조성하기 위해 쌈짓돈까지 꺼내든 산악단체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산이 좋아 이 일을 시작했다는 포천시 어룡동 소재 왕수산악회(회장 김상근) 회원들. 이들은 "2022년까지 5년 계획으로 8억원의 순수 자비를 들여 매년 2만주의 진달래와 철쭉, 단풍나무 15만주를 식재, 최고로 아름다운 왕방산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초부터 시작한 왕방산 등산로 2㎞구간을 아름답게 꾸며,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순수한 자비를 들여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8일 실제 이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해 오던 왕수산악회 심진섭(59) 총무는 왕방산 등산로 3만5000여㎡ 면적에 진달래 묘목을 식재하기 위한 인허가를 비롯,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으로 구입한 20t에 가까운 진달래 묘목을 포천시로부터 지원받은 산불진화 헬기를 이용해 2일동안 왕방산 정상(737m)까지 운반했다.
이렇게 운반된 진달래 묘목 1만그루는 지난달 말께 왕수산악회 30여명의 회원들과 포천동, 선단동, 신북면 지역 150여명의 자원봉사자이 참여해 산 곳곳에 심어졌다.

"봄·가을 두 차례에 거쳐 진달래와 철쭉을 심을 것"이라는 심 총무는 명산 만들기에 필요한 예산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14일 자비를 들여 전북 순창군 인계면 산골 마을 봄봄농원에서 구매한 어린 진달래 묘목을 어령동 소재 하우스에 6000그루를 옮겨 심기도 했다.

이들 산악회원들은 등산로 꽃길 조성 뿐만 아니라 포천시 관내 명성산(궁예봉)을 포함한 8곳의 유명한 산 정산에 초행 등산객들을 위한 마루석(무게 약 30㎏)을 지게로 옮겨 세우는 등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향후 창수면 소재 종현산을 비롯 4곳의 산 정상에 사비를 들여 마루석을 세우는 계획도 세워놨다.

심 총무는 "수도권내 등산애호가들이 자주 찾는 왕방산 등산로를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붉은 진달래 꽃길 조성으로 상춘객 등 포천시민들에게 볼거리 제공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왕방산을 최고의 명산으로 아름답게 조성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것을 조금씩 나눈다면 후세엔 더욱 아름답게 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천=김성운 기자 sw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