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재벌 총수 일가가 자신들의 항공사 1등석을 불법 명품 반입 창구로 이용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 사태와 동시다발적으로 터진 사건으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
한진그룹은 고 조중훈 명예회장이 창업한 이후 3세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경영 위기에 내몰리는 처지가 됐다. 그것도 재무구조의 쇠퇴, 외환 변동성 등과 같은 순수한 경영상의 이유가 아닌 리더십을 상실한 오너 일가의 반복적인 일탈 행동에 따른 것이어서 더욱 안타깝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가족들의 문제로 다시 한 번 큰 고민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무의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평소 욕설 폭언도 불거져 '모전여전'이란 비난까지 받고 있다. 결국 대한항공은 반복된 총수 일가의 갑질 행위로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한항공'이라는 국·영문 명칭 사용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이 진행 중이다. 또 이 사이트에 인하대 등 6개 학교 재단인 정석인하학원 이사회에서 총수 가족의 이사 참여를 퇴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인하대는 한진해운 부실채권 투자로 130억원의 손실을 초래했다. 교육부의 감사에 따라 재단은 지난 3월 최순자 총장을 해임했다. 그러나 인하대총동창회는 손실 보전을 위한 재단의 노력이 미흡하다며 동문회관 건립기금으로 기탁한 6억7000만원마저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한 입장이다.

한진그룹은 여러 모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대한민국은 재벌 위주의 경제성장을 달성해 왔다. 하지만 재벌 가족의 갑질이 횡행하는 등 기본적인 공익적 사고를 창출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경영세습과는 달리 사회공헌에 투자하는 선진 대기업가들의 경영철학을 배우고 실천해야 한다. 황제경영의 지배구조를 본질적으로 개선해 사익을 추구하지 않는 기업의 건전성과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 부패하고 부도덕한 재벌들이 나라 경제를 망치는 경우는 많았다. 시스템 경영을 강조해 온 한진그룹이 항공 1등석을 이용해 명품 등을 불법으로 들여온다는 폭로는 충격이다. 한진그룹에는 '갑질 장애'를 치유할 수 있는 진정한 멘토 경영체제가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