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근 인천 중부소방서 소방장, 연평119지역대 근무
포격 사건 땐 주민 대피 앞장…각종 민원 서비스 제공
"주민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가, 주민의 생명을 지키겠습니다."

신효근(48) 인천 중부소방서 소방장은 옹진군 연평도의 안전 파수꾼이다. 소방대원으로 일을 시작한 1998년부터 연평119지역대에서 근무하면서 주민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런 탓에 주민들은 모두 신 소방장을 '슈퍼맨'이라고 부른다. 응급조치부터 문 개방, 동물 포획 등 못하는 게 없다.

신 소방장은 "섬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소방대원은 불을 끄는 것부터 동물 포획까지 모든 일을 다 해야 해요. 때론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동네 보건소로 데려다 달라는 민원도 있어요. 각종 민원 서비스를 신속·정확하게 처리하는 게 저희들의 일인 것 같아요"라고 했다.

그런 그에게 2010년 11월23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평온한 섬에 북한이 포격을 가한 일이 벌어졌다. 연평도 포격이 일어난 그날 그는 평상시처럼 근무를 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사건에 그는 주민들 안전부터 걱정이 됐다. 연평도 포격 사건의 최초 신고자는 신 소방장이다.

그는 "사무실 인근에 포 사격장이 있어서 평소에도 '쿵, 쿵' 거리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요. 그런데 그날은 그동안 듣지 못했던 포 소리가 났죠. 그 때 직감했어요. 아, 큰일이 났다고요. 그래서 바로 119에 신고를 하고, 주민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죠"라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났을 때도 그는 연평도를 지켰다. 주민이 떠나간 집에 혹시라도 화재가 일어나지 않을까 동네를 돌면서 일일이 상황을 확인했다. 집을 오랫동안 떠난 주민들이 시간이 지나자 다시 돌아왔고, 신 소방장은 그때마다 보일러는 수리하는 일도 했다.

신 소방장은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났을 때가 겨울쯤이었죠.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 보일러는 고장 나고, 물도 얼어 주민들이 크게 불편을 겪었어요. 그 때 소방과 경찰 등 모든 사람들이 합심해 주민들을 도왔기 때문에 지금은 이렇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연평119지역대에서 줄곧 일하던 그는 작년 말 중부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내륙에서도 역시나 주민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톡톡히 할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도 각종 위험 요소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