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수 경기본사 정경부 차장
벌써 4년이 지났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겪었던 아픔을 간직한 채 4년의 세월을 우리는 지나왔다. 아픔의 기간 동안 새로운 중앙정부가 출범했고, 새로운 지방정부 수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어김없이 다가왔다.
지난 16일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 영결·추도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곤 사회부총리 등 정부 관계자뿐만 아니라 이번 6·13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 모두 참석했다.
이날 영결·추도식을 끝으로 합동분향소는 철거된다. 화랑유원지내 추모공원을 조성할 예정이지만, 이날을 마지막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이제는 우리 곁에서 떠나보낼 시간이 된 것이다. 이들을 보내야 하는 지금 우리는 4년 전 세월호와 현재의 세월호를 꼽씹어 봐야 한다.

추도식에 참석한 여야 후보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하면 세월호로 희생된 이들을 잊지 않을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4년이 지난 8년 후에는 완전한 진상규명과 함께 진정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치유하는 4년을 보내야 한다는 점이다.
후보들이 얘기하는 "잊지 않겠습니다"는 말처럼 이들이 잊지 않도록 기억하고, 행동하게 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다. 앞으로 4년을 책임질 이번 지방선거가 중요한 이유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갖게 됐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지니고, 국가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돼 있다. 우리가 가진 권력을 정부에 위임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선거다.

우리는 우리를 보호할 제대로 된 정부를 만들기 위해 선거를 통해 올바른 사람에게 내가 가진 권력을 행사하고 위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내가 가진 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하고 위임한 후 제대로 된 정부를 운영하지 않으면 그 권력을 언제든지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누가 당선되든, 어떤 정당의 후보가 더 많이 뽑히든 이번 지방선거에서 꼭 투표해야 한다. 뽑을 사람이 없더라도 투표장에 나가 무효표라도 던져야 한다.

이제 더불어민주당 경선도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여야 본선 경쟁이 펼쳐진다. 정책 선거가 아닌 네거티브와 흠집내기, 비방, 음해가 난무하는 선거로 치달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보들의 정책을 검증하고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우리 유권자의 몫인 투표다.
특히 세월호 희생자들을 잊지 않게 만들고, 참사의 교훈을 헛되게 만들지 않는, 억울하게 숨진 어린 생명들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