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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레화학공장 화재, 불 보듯 뻔했던 일

환경부 영업허가 아직 못받아
주변지역서 소규모 발생건수 빈번

2018년 04월 16일 00:05 월요일
▲ 13일 오전 11시47분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서구 가좌동 한 화학공장에서 시커먼 연기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소방당국이 헬기를 동원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지난 13일 인천 서구 통일공단에서 발생한 큰 불로 인천시민들이 불안에 떤 가운데, 화재가 발생한 이레화학공장이 환경부의 화학물질 영업허가(보관저장·사용·운반·제조·판매 등)를 받지 않은 채 영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공장 주변이 화재에 취약했고, 크고 작은 화재가 빈번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화재공장, 화학물질 영업허가 안 받았나
15일 환경부와 인천시에 따르면 이레화학공장은 이달 초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 시흥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에 영업허가를 신청했다. 센터는 아직 허가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무허가 상태에서 대형 화재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이레화학공장은 알코올류와 제1석유류 등 위험물을 취급하는 공장이다. 유해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만일 발생할 수 있는 화학 누출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해당 공장은 환경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화학물질 취급시설이 받는 정기·수시검사도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애초 허가를 받지 않았기에 검사 의무도 지키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와 법무부는 오는 5월21일까지 화학물질관리법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을 위반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자진신고를 받던 중이었다. 시흥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관계자는 "자진신고기간에 신고했더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처벌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화재가 단순 폭발 사고인지, 화학 사고인지 진상규명을 한 후 접수된 신청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화학물질 관리가 허술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인천녹색연합과 인천환경운동연합은 15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화학물질 사업장 관리·감독과 사고 발생 시 대피 요령을 교육해야 하지만 인력과 예산 부족으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에 대한 실태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재 빈번했다"는 증언 나와
화재가 난 이레화학공장 주변지역에서 여러 건의 소규모 화재가 빈번하게 있어왔다는 증언도 나온다. 화재현장 바로 옆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이레화학공장 말고도 근처에서는 매년 불이 났다"라며 "사업을 못 해먹을 정도"라고 말했다. 화재보험 현장 조사차 나온 손해사정사 B씨는 "거의 한 달에 한 번씩은 통일공단에서 불이 났다는 소식을 접한다"라며 "여러 화재를 봤지만 화학물질로 인한 큰 화재는 나도 처음 겪는다"라고 말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인천 서구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280건이었다. 이 가운데 통일공단이 위치한 가좌동 지역 화재는 43건으로 가장 많았고, 석남동 32건, 오류동 31건으로 뒤를 이었다. 소방 관계자는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공단 주변이 화재에 취약한 편은 맞다"라고 말했다.

/박진영·정회진·김신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재빨리 피한 근로자들 … 인명 피해는 가벼웠다
인천 서구 통일공단 화학공장 화재는 소방 최고단계 경보인 '대응 3단계'가 내려질 정도로 대규모였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거의 없었다.
인천소방본부는 지난 13일 현장 브리핑을 통해 이번 화재로 소방관 1명이 발목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소방관은 화재 수습 중 갑자기 쏟아져 내린 폐유를 피하다가 오른쪽 발목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번 화재는 최근 인천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큰 규모였다. 대응 3단계는 인천을 비롯해 서울·경기 등 인접지역 소방인력과 장비를 전부 동원하는 수준이다.
소방본부를 통해 확인 결과 최근 10여년간 인천지역 3단계 화재는 지난달 인천공항 기내식 제조 시설 화재에 이어 두 번째였다.
화재는 컸지만 인명피해는 적었다. 이는 사고 당시 근로자들이 즉시 대피한데다, 경찰·소방이 출동 즉시 확성기로 화재 사실을 알린 점이 주요한 것으로 보인다.
화재현장 인근 근로자 A씨는 "검은 연기를 보자마자 바로 나왔다. 대피하라는 방송도 계속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로 공장 9개 동과 소방차 1대를 포함한 차량 18대가 전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정 재산피해는 총 23억원이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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