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최근 들어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갈아치우고 있는 삼성전자의 행보에 '반색'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수원시에 내는 세금은 전체 세수입의 한 축을 맡고 있지만, 지난 2년 동안은 매출 감소 등으로 지속 하락했기 때문이다.

12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삼성전자가 납부할 법인지방소득세를 분석한 결과, 그 금액이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2개년에 납부한 법인지방소득세 가운데 최고치다. 시는 2014년 삼성전자로부터 1085억원의 법인지방소득세를 징수했다. 2015년에는 690억원이 늘어난, 수원시 전체 세입의 20% 이상 비중을 차지한 1775억원을 거둬들였다.

이후엔 매년 감소했다. 시의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 법인지방소득세는 2016년 46.5% 줄어든 949억원, 지난해는 785억원으로 급감했다. 2년 사이 반토막이 난 셈이다.

그 시기 삼성전자는 해외 기업과의 경쟁 과열 등으로 큰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용인, 화성, 평택 등 타 시·군의 사업장을 늘려가는 추세가 강해 수원에 할당되는 세금이 쪼개졌다.

하지만 최근의 삼성전자는 '호황기'다. 지난해 3분기 실적만 해도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4조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기록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사상 최대 실적이다.

수원시는 이를 근거로 삼성전자 법인지방소득세가 '반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석 최소치가 1000억원 이상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까지 재무상태표, 현금흐름표 등을 기준으로 법인지방소득세를 신고 및 납부한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도 법인지방소득세가 상승할 것이라 시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수익성 개선, 스마트폰 판매도 회복 등으로 4분기 째 최대 실적이다. 지난 6일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57.6% 증가한 1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선 2분기에 이 실적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예산 확보에 힘이 생겼다며, 예산이 필요한 지역 발전 사업에도 좋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삼성전자 법인지방소득세가 시 재정운용에 치명적인 문제를 부를 정도는 아니지만, 세수 하락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와 올해 삼성의 실적에 따라 재정에 숨을 불어 넣어 줄 거란 기대가 나온다"고 말했다.

수원시와 삼성전자는 1969년 수원 매탄동에 사업장이 들어선 뒤부터 관계가 형성됐다. 사업장 규모는 점점 커져 현재 165만㎡ 정도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