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 위험 … 캣맘·캣대디, 도시공사와 대책 논의 중
인천에서 재개발을 앞둔 지역에 머물던 길고양이들의 이주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철거가 시작되면 길고양이들이 매몰돼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1일 인천시에 따르면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들을 이주시켜야 한다는 일명 '캣맘·캣대디(길고양이를 돌보고 사료를 챙겨주는 사람)'와 동물애호가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 외에도 중성화수술(TNR)과 급식소 설치 등 지속적인 관리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테이 사업으로 철거가 시작된 부평구 십정동 일대에 사는 길고양이들도 당장 위험에 처해있다. 부평에서 활동하는 캣맘·캣대디들은 이곳 길고양이들의 숫자가 100여마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임신을 하거나 치료가 필요한 길고양이들도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또 중성화수술을 받지 않은 길고양이들은 번식 가능성이 크다.

캣대디 한영구(36)씨는 "길고양이 이주가 시급하지만 주변에 도로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 뿐이라 적절한 장소가 없다"며 "급한 대로 지난 1일 부평구 지원을 받아 길고양이 20마리를 중성화수술 시켰다"고 말했다.
한씨는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는 인천도시공사에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길고양이 입양·이주 프로젝트를 제안한 상태다. 공사와 프로젝트에 쓰일 사회공헌기금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십정동 길고양이들을 이주시키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우려도 있다. 인천에서 캣맘으로 활동한 지 16년째인 고수경(40)씨는 "부개동 재개발 지역 길고양이들을 직접 이주시킨 경험이 있는데 철거 4개월 전부터 계획을 세워 이주 장소를 정하고 주민 협조를 구했다"며 "이미 철거가 시작된 상황에서 이주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주민 민원 때문에 길고양이 이주를 지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서울 강동구 등 길고양이 이주 경험이 있는 지역 사례를 참고해 벤치마킹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