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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 갯벌의 기억' 사진전 여는 최용백 사진작가

28년간 '인천의 변모' 온전히 담아
'개발 이전' 송도 갯벌 사진 첫 공개
"잃어버린 자연의 가치 알려주고파"

2018년 04월 12일 00:05 목요일
▲ 1990년대부터 인천의 환경, 생태, 도시의 변화 등 예술적으로 희소가치가 있는 대상을 사진으로 담아온 최용백 다큐멘터리 사진작가가 14일부터 한중갤러리에서 '송도, 갯벌의 기억' 사진전을 갖는다. 최 작가는 "이번 전시가 인천의 역사를 알리는 귀한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변화시킨 인천의 모습을 앵글에 담고 있습니다. 사진 속에서 인천의 역사를 더듬어 가는 시간여행은 어제의 흔적을 기억하고, 오늘을 어떻게 만들었으며, 내일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용백 사진작가는 인천의 환경과 문화를 오랫동안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는 중견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지난 1991년부터 지금까지 28년 동안 인천의 변모를 기록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사실성과 시대성, 역사성을 예술적으로 기록하기 때문에 지역에 대한 애정과 사명감이 있어야만 가능한 작업이다. 다큐는 한 장의 사진으로 평가받는 창작물과 달리 오랜 인내와 열정을 쏟아 시리즈로 보여주는 장르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오늘 찍은 사진과 내일 찍을 사진이 다르다. 사진속에 시간이 들어있으며, 연출이 없는 사진이다. 그래서 그는 사진만을 위한 사진이나, 사진 평론가를 위한 사진을 지양한다. 대중들이 좋아하는 사진, 환경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진을 지향한다.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인천의 환경, 생태, 도시의 변화, 문화유적 등 인천의 정체성을 대표할 만한 곳들을 다큐로 담기 시작했다. 그의 사진은 28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천 지역의 변모를 지켜본 기다림의 미학 끝에 피어난 예술이다. 그만큼 그의 사진에는 긴 호흡으로 환경의 변화를 포착하고, 환경을 사랑하는 애정을 고스란히 담아 냈기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그동안 이같은 결과물을 바탕으로 개인전과 출판, 기획전, 순회전 등을 열었으며, 그의 사진은 다양한 곳에 소장, 전시돼 시민 교육에 기여하고 있다.그는 "우리가 자연환경을 주목하지 않으면 자연은 우리를 떠난다. 인천의 자연환경을 작업하면서 사람들에게 자연 생태계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면서 다큐멘터리로 생태 환경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태초의 원형을 담는 작업

최용백 작가는 <대청도, 모래사막> 사진집에서 모래사구의 자연풍경을 인간과 소통할 수 있는 자연유산의 기록물로 생각하고 관찰자 위치에서 철저하게 자연광을 고집해 모래 사막을 인간이 그리워하고 동경하는 세계로 표현했다.
이렇게 그는 인간에 의해 변모하는 인천의 환경을 역사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사진가의 본질은 '기록성'에 있다고 보고 예술적으로 희소가치가 있는 대상을 인천 속에서 찾아 인천의 과거와 현재를 꾸준히 다루고 있습니다. 옛 자료를 보면서 위치를 잡기 위해 고층아파트와 산에 올라가 각도를 잡고 찍은 후, 사학자와 동네 어르신들께 자문을 받아 작품을 내놓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인천 교육 반세기' 사진전에서는 단순히 현재의 모습을 찍어 옛 사진과 비교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학교 주변의 변모 과정까지 담아서 도시의 변화가 학교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도시의 환경이 변모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인천의 변모> 사진집은 좌측은 과거, 우측은 현재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있어 귀중한 역사적인 자료로 다큐멘터리의 진수를 보여 주고 있다. 인천의 구석구석을 발로 뛴 작가의 노력이 사진 한 장 한 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작가는 같은 장소에서 변하는 모습을 시대별로 구분하고 있다. 소래철교 주변의 변모(change)하는 모습을 시대 순으로 기록한 그의 <마지막 협궤열차 수인선 소래철교 1996-2009>는 시간과 공간은 물리적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축복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욕망의 역학관계에 의해 재편되는 사회적, 역사적인 범주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을 예술작품으로 승화하는 작가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자아에 내재된 감성적 의미를 포착하는 사진 방법론을 구사한 것이다.

<백령도, 평화를 품다> 사진집에서는 분쟁이 없던 태초의 평화로운 섬 '백령도'를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순백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백령도 시리즈'는 한 폭의 수묵화(水墨畵)로 현대적 예술매체인 '사진'에 의해 재탄생됐다.

강렬한 흑백대비가 주는 충격, 거대하게 솟아오르고 또 무한히 떨어지는 자연에 대한 압도감, 그에 따른 경외심, 감동으로 이어지는 감정선을 위해 역광이 가장 좋은 시간인 해가 뜨고 지는 시간에만 촬영해서 위대한 자연의 면모가 극적으로 드러나는 효과를 획득했다. 위험과 불안으로 가득한 이 섬을 평화의 섬으로 환원시키고자 태초의 원형을 상상케 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그는 백령도 시리즈 제작을 위해 3년이 넘는 기간동안 작업을 했다.

#1997년 송도 갯벌 … 그 20년의 기록

최용백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는 4월14일부터 26일까지 한중문화관 갤러리에서 '송도, 갯벌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개인 사진전을 연다.

송도 신도시 개발 이전인 1990년대 송도 갯벌 사진도 처음 공개한다. 그 당시는 민간인 출입을 금지했기에 전문 사진작가의 사진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번 사진전은 송도 어민의 갯벌 생활 모습과 윤슬이 반짝이는 갯벌, 갯질경이·퉁퉁마디 같은 화려한 염생식물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송도 갯벌에는 다양한 갯생명들이 살았으며, 어민들도 갯것이 내주는 풍족함을 누렸다. 그 갯벌 위에 송도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흔적만 남았다. 유명한 송도 동죽도 사라졌다. 갯벌의 염생식물을 보고싶다면, 이제는 신안이나 부안까지 내려가야만 한다. 그의 이번 사진에는 잃어버린 자연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소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송도(松島)는 섬이고, 송도 신도시는 갯벌 위에 세워진 도시입니다. 이번 사진은 1997년부터 현재까지 인간에 의해 변화된 상황 속에 놓인 지역성, 장소성, 시간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개발 이전의 송도 갯벌 사진은 희소하다. 검단에서 소래까지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어서 접근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는 군부대 허가를 받아 어민들과 함께 갯벌에 들어가서 송도 갯벌을 기록하는 사진을 얻었다고 한다.

이번에 발표하는 사진은 49점이다. 매립 이전의 송도갯벌 모습, 갯벌의 아름다움(바다의 일출, 일몰로 갯벌을 미학적으로 표현), 삶, 어촌계 사람들(송도갯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 환경(갯벌의 생태, 염생식물과 갯벌에서 서식하는 동물, 새), 갯벌의 비명(신도시 개발로 죽어가는 갯벌 환경), 변모(송도국제도시의 개발로 인간에 의해 변해가는 갯벌모습), 송도·항공·송도유원지·아암도, 인천대교(공사하는 모습과 개통 후부터 현재의 모습) 등 총 8장으로 구성됐다.

최 작가는 "이번 사진전은 20여년 동안 송도갯벌 매립을 둘러싼 다양한 삶들에 대한 기록이자 아름다운 갯벌생태에 대한 추억이고, 인천의 역사를 알리는 귀한 기록물"이라며 "송도의 아름다움을 상기시키고 어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섬 박물관이나 섬 역사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진전에 맞춰 전시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230점 사진을 모아 사진집도 낼 계획이다.

/이동화 기자·박혜림 수습기자 itimes2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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