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여러 개발사업들 중 영종 미단시티만큼 실망스러운 사업도 찾기 힘들 것이다. 13년간 시간과 돈만 허비한 채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그 과정에서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는 외국 투자자들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만 보여줬다. 그래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민간의 개발사업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여곡절과 많은 대가를 지불한 끝에 영종 미단시티 개발이 다시 인천도시공사의 자체사업으로 되돌아 온다고 한다. 이제는 주인의식과 함께 그 책임 소재도 분명히 해야 한다.

미단시티 조성사업은 2003년 송도국제도시 개발에 따른 군부대 이전으로 시작됐다. 2005년 개발에 착수했지만 13년이 지난 현재까지 제대로된 외국인 투자유치는 단 1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2006년 인천도시공사는 사업비 조달과 개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해외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그 결과 리포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듬해 외국인 투자자와 민간,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주주로 참여한 리포인천개발㈜이 설립된다. 그러나 리포가 자본금 일부만 대고 감정가 1조2000억원대의 땅을 구매하려 들면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리포인천개발㈜가 공사의 보증으로 국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일으켜 토지대금을 다시 공사에 지불하는 이해하기 힘든 사업구조가 이뤄진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부지 매각이 여의치 않게 되자 대출금 상환에 쫓기게 된다. 이후부터는 인천도시공사가 모든 뒷설거지를 도맡게 되는 모양새가 됐다. 2014년 업무협약을 체결한 랑룬의 유치도 리포의 선례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유명무실한 이행보증금 일부만 입금한 뒤 차일피일 시간을 끌고 조건을 바꾸었다.

외국인 투자 유치에 대한 강박증이 무분별한 투자유치로 이어지고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인천도시공사는 이제부터라도 검증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야 할 것이다. 과거 실패의 교훈을 거울 삼아 미단시티 개발을 반드시 성공시켜 인천의 자산가치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