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차상호씨 1995년 사람 구하려 강물 뛰어들었지만 못 나와
父 차종근씨 신청 의사자 인정받아 … 유 시장, 유족 찾아 위로
▲ 지난 2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의사자 故차상호씨 유가족을 찾아 특별위로금을 전달했다. / 사진제공=인천시
인천 남구에 살고 있는 차종근(87)씨는 23년 전 그날을 잊지 못한다.

1995년 8월15일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으로 물놀이를 갔던 아들 상호(당시 22세)씨는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사람을 목격했다.

물살은 거셌지만 한 치의 망설임은 없었다. 故차상호씨는 위험에 빠진 이를 구하러 강물에 뛰어들었고 그는 결국 물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아버지 차 씨는 아들의 명예회복이라도 시켜주고 싶었으나 보상받을 길이 전혀 없었다.

23년 동안 가슴에 아들을 품어온 차씨는 지난해 1월 보건복지부의 '의사상자 지원제도'를 알게 됐고, 당시 사고 내용을 실었던 신문 한 면과 사고처리 기록들을 가지고 신청해 의사자로 인정받게 됐다.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의 급박한 위해를 구제한 살신성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려 2016년 12월30일 제정한 '인천광역시 의사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첫 의사자가 됐다.

지난 2일 유정복 시장은 고 차상호씨 유족을 찾아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유 시장은 "늦었지만 의사자로 인정돼 평생 자식을 가슴에 품고 사셨던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드릴 수 있어 기쁘다"며 "의사자 유족에 알맞은 예우와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 의로운 분들의 희생이 존중받을 수 있는 정의로운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씨 유가족은 "그동안 아들 생각만 하면 마음이 아프고 견디기 힘들었는데 이제라도 아들이 한일을 사회가 알아주는 것 같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며 "시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줘서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