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률 높이려 확대 신축
50m 간격으로 설계 논란
해결책 안내고 업체 탓만
"어머! 앞 방 학생 다 보여요."

최근 신축한 인천대학교 기숙사가 말썽이다. 3월부터 학생들이 입주를 시작하고 보니 건너편 기숙사 방안이 들여다보이는 것이다. 건물 간 거리가 약 50m에 불과했다.

인천대는 교내 연면적 2만700㎡ 부지에 제2기숙사 A·B동을 준공했다고 2일 밝혔다. 임대형 민간투자사업인 BTL 방식으로 335억원이 투입돼 1130명 수용 가능한 규모다.

인천대는 기숙사 확대로 국립대학 중 꼴찌 수준이었던 수용률 8.9%를 17%까지 끌어올리려는 계획이었다. 올해 신학기부터 경쟁을 뚫고 붙은 기숙사 합격자들이 입주했으나 초반부터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됐다.

신축 A와 B동의 마주본 방끼리 서로 내부가 보이는 거리에 있을 뿐 아니라 A동과 기존 제1기숙사의 여학생 방안도 보인다. 특히 어두운 야간에 불이 켜진 기숙사는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다.

인천대측은 건물 이격거리가 좁고 마주 보도록 설계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교는 급한 대로 제1기숙사 여학생 동 창문에 반투명 스티커를 붙여 시야를 차단해 놨다. 또 각방에 설치된 블라인드를 내리고 생활하도록 안내방송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트지나 블라인드는 낮에 해가 들지 않고 바깥도 볼 수 없다는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학교측은 BTL 사업이라는 이유로 업체 탓만 하고 있다. 인천대 관계자는 "전수조사해서 불만사항을 들어 보겠지만 모든 실내에 시트지를 붙이더라도 그 비용은 누가 대느냐"고 말했다.

한 기숙사 입주 학생은 "답답함에도 불구하고 커튼 쳤지만 그래도 불안해 숨어서 옷을 갈아 입는다"며 "사생활이 노출된다고 생각하니 멀쩡하게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