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 30년간 유적 발굴·축제 기획·박물관 준비과정 두루 활약
30년간 연천 전곡리에 자리잡고 있는 대표적인 구석기 유적인 전곡 선사유적지, 이를 발굴·조사하면서 전곡선사박물관을 운영해 온 이한용(50) 관장이 화제다.

이 관장은 대학교 1학년 때 첫 발굴이었던 '이성산성' 현장에서 유적발굴과 고고학이 적성에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됐다. 군 입대와 전역을 거쳐 학교에 돌아와 평생 은사인 배기동 교수(현 국립중앙박물관장)를 만나면서 고고학과 인연을 맺었다.

배 교수를 따라 1992년 전곡선사유적지 발굴에 참여하게 된 것이 각별한 인연의 시작이 됐다. 특히 올해 25회를 맞는 구석기축제의 기획 단계부터 주축이 되어 지속적으로 행사를 진행해 구석기축제가 전국적인 축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전곡선사박물관은 사적 제268호로 지정, 경기도가 2004년 박물관기본계획 승인, 2006년 국제설계공모, 2007년 국제설계공모전(대상, 프랑스 X-TU의 건축)을 건설공사 착수했다.

이 관장은 자문단으로 활약하다가 2008년 전곡선사박물관 개관추진단 팀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박물관을 준비했다.

개관 이후 구석기 생활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1박2일 선사 가족캠프, 선사인의 도구를 사용한 '아틀아틀'을 이용한 창 던지기, 활쏘기, 막집짓기, 석기체험으로 직접 돌을 깨서 박편 만들기, 박편과 가죽을 이용한 가죽옷 만들기, 동굴벽화 그리기 등 여러 다양한 프로그램을 관람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4개년에 걸쳐 선사유적지 자연생태에 대한 조사와 국내외 학술조사 말레시아, 네팔, 인도 등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학술총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인 실험고고학-석기 복원 프로젝트를 시작해 연구와 실험을 바탕으로 하는 구석기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이 관장은 지역 봉사활동과 함께 지역에 주둔한 군대 입소식·퇴소식 때마다 차 봉사 대접은 물론 어린이와 청소년들로 이루어진 JGPM합창단을 지원 운영하고 격오지(도시에서 떨어진 외진 지역) 아이들이 박물관에서 충분한 예술활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어르신들에게 매년 박물관을 방문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을 하고 있다.

이 관장의 "'함께하는 박물관' '우리 모두의 박물관' 으로 만들어가고 싶다"는 말에는 전곡선사박물관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또한 "앞으로 전곡선사박물관이 단순히 구석기 역사를 배우는 곳이 아니라 구석기 생활의 감성을 생생하게 경험할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연천=김태훈 기자 thkim6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