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원 성남시 전략개발팀장 37년간 356회 17만여㏄
"건강 허락하는 날까지 참여해 500회 기록 달성할 것"
"혈액은 의료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김응원(57) 성남시 도시개발과 전략개발팀장은 26일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혈액을 대체할 물질은 아직 존재하지 않다. 헌혈은 아무 대가 없이 사랑을 실천하고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동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팀장은 지금까지 무려 356차례 헌혈했다. 총 헌혈량은 17만990여㏄에 이른다. 이는 성인남자(몸무게 70㎏ 기준) 30명(1명 당 혈액 5600㏄)분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은장(30회 이상)과 금장(50회 이상), 기념패(300회 이상)를 수상했다.

그가 헌혈을 시작한 것은 3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981년 대학 동아리 RCY(Red Cross Youth:청소년적십자)에 가입한 뒤 강원도 혈액원에서 헌혈을 처음했다"면서 "그때 정말 두려웠고 왼쪽팔이 부어 올라 겁이 많이 났는데 하루 정도 지나니까 정상으로 돌아와 안도했다"고 했다.

이어 "1989년 간경화로 투병하는 아버지에게 헌혈증을 드린 것과 2002년 백혈병을 앓는 한 어린이에게 헌혈증을 내준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헌혈증은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거나 연장시키는데 쓰이는 유용한 물질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만성적으로 혈액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헌혈자는 70% 이상이 10~20대일 만큼 기형적이다. 외국은 헌혈자 분포가 10~20대와 40대, 두 그룹에서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외국과 같이 중장년을 헌혈로 이끌어 혈액 수급의 불균형을 줄여 나가야 한다.

그는 헌혈 캠페인을 위해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이 헌혈하고 있는 사진과 헌혈증 등을 띄워놨다.

"헌혈은 감기약만 먹어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정상적인 사람만 할 수 있다. 때문에 헌혈자들은 꾸준한 운동과 건강관리를 해야한다. 헌혈로 자신의 헤모글로빈, 백혈구·혈소판 수, 간수치(ALT), 총단백 등 건강상태도 점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혈은 만 16~69세까지 가능하다. '우리 몸은 비상시를 대비해 15% 정도의 혈액 여유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1회 최대 헌혈량은 550㏄다. 헌혈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1~2일 정도 지나면 몸이 정상적으로 회복이 된다. '건강이 나빠진다', '혈관이 좁아진다' 등 근거없는 이야기 때문에 헌혈을 꺼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헌혈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헌혈은 아무나 할 수 없다. 건강한 사람만 할 수 있다. 그래서 '헌혈자는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혈액이 부족해 생명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한 헌혈 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68살이 되는 2026년까지 150여차례를 더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내가 목표로 하는 '헌혈 500차례'를 달성 수 있게 된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