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분식 등 자영업자 "감당 안돼 시간·직원 감축"
시간제 근무자 "혜택 실감" … 구직자는 "일자리 없어"
"야간에 문 닫아도 마찬가지에요. 본사에 로열티를 더 줘야 하거든요. 막막하죠 …."
올 1월 정부가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인상한 지 3개월째를 앞두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인상 여파를 크게 체감하는 이들은 편의점 점주들이다. 실제 최저임금 인상 이후 CU·GS25·세븐일레븐 등 대표 편의점 출점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인천 남구청 인근에서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운영하는 40대 김모씨는 최저임금 상승 후 4-5시간을 더 일한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그는 "아르바이트생의 주휴수당과 4대보험까지 챙기면 시간당 1만원이나 마찬가지"라며 "대부분 단기로 근무하지만 월 60시간 이상 일하기 때문에 안 챙길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김씨는 인건비가 부담스러워 야간영업 중단을 고민했지만 그 마저도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야간에 문을 닫으면 본사에 내는 로열티를 5%나 더 지급해야 되기 때문이다. 부담은 그대로인 셈이다.

만수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55)씨의 시름도 깊어졌다. 분식집이 대로변에 있어 시간대 구분 없이 손님이 많은 편이라 직원 3명을 채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직원 1명에게 일을 그만둘 것을 요구했다. 이씨는 "하루에 7~8만원 가까이 일당을 줘야하는데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식당이나 가게를 찾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생겼다. 한 유명 뷔페식 레스토랑은 홀직원을 줄이고 손님들이 먹은 접시는 직접 치우도록 제도를 바꿨다. 레스토랑을 찾았던 고객은 "접시 치우는 일이 번거로울 뿐 아니라 안내 직원도 몇 없고 서비스가 형편없더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급여가 덩달아 오른 노동자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부평구에서 정부가 지원하는 아이돌보미로 일하는 정모(50)씨는 "최저임금 상승 덕에 급여가 몇 만원 더 올랐다"며 "시간 단위 근무제라 혜택이 더 크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구월동 대형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이모(22)씨의 표정도 밝아졌다. 최저임금이 오른데다가 주말에 연장근무까지 하면 받는 돈이 꽤 많아서다. 이씨는 "최저임금 인상폭은 얼마 안 되는 것 같아도 전체 임금으로 따지면 용돈벌이치고 쏠쏠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자리가 줄어 구직난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휴학생 신모(25)씨는 "장기 아르바이트를 구하다가 쉽지 않아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았는데 이력서를 넣어도 연락이 오지 않는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오히려 일자리를 빼앗는 것 같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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