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장 '완전철수' 가정
취업자는 9만4000명 감소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완전히 철수하면 연간 생산 손실분이 30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경우 연간 생산 손실분은 30조9000억원, 부가가치 손실분은 8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취업자는 9만4000명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군산뿐 아니라 부평 등 국내에 있는 GM 공장이 모두 철수했을 때를 가정한 결과다.
생산 손실은 한국지엠 생산으로 전·후방 산업에서 유발되는 생산액을 나타낸 것이다. 부가가치 손실은 해당 생산(30조9000억원)이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분을 뜻한다.

보고서는 최근 GM 군산공장 폐쇄 발표 등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자동차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산업은 연구·개발(R&D) 투자가 미약하고 부품·소재 기업이 육성하지 못했다. 2016~2017년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은 현대차가 2.40%, 기아차가 2.91%로 폴크스바겐(6.29%), BMW(5.48%), 혼다(4.71%) 등 독일·일본 업체는 물론 인도의 타타모터(4.11%)보다도 낮았다. 이로 인해 최고 기술국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의 스마트 차 기술은 79, 환경 친화 자동차 기술은 83에 그쳤다.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대부분이 영세하고 성장이 정체됐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첨단 자동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부품업체들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수 있어서다. 자동차 1대당 투입시간이 미국(14.7), 중국(17.7)보다 한국(26.8)이 뒤처지는 등 생산성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장우석 연구위원은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강화하고 인력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며 "완성차 업체와 2, 3차 협력 업체가 공생할 수 있도록 기술 보호 강화, 공정한 거래 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연구위원은 "생산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한편 고용 안전망을 확충하는 데에도 유의해야 한다"며 "원·하청업체 근로자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실직자가 다시 취업자로 재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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