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구 286명 추첨 1471명 지원
인천지역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한 '텃밭'들이 각광받고 있다. '도시농부'들은 높은 경쟁률을 감수하고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텃밭 분양에 도전하고 있다. 작은 텃밭이 은퇴한 노년층의 소일거리이자 아이들 생태놀이터로 활용되는 중이다.

인천 연수구 시설안전관리공단은 최근 도시텃밭 공개 추첨에서 총 286명(공개추첨구좌) 모집에 1471명이 지원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쟁률로 따지면 5.1대 1 정도다.

연수구에서 운영되는 텃밭은 인천우체국 옆 '연수텃밭'과 송일초 근처 '송도텃밭'이다. 텃밭별 경쟁률은 각각 4대 1, 7대 1 정도였다. 높은 경쟁률 탓에 참관인 입회하에 전산추첨까지 진행했다. 당첨자는 올해 3만원을 내고 16㎡ 정도의 면적을 자유롭게 경작할 수 있다. 공단 관계자는 "꾸준한 잡초 제거, 폐기물 반입금지, 큰 작물 경작 금지 등을 조건으로 분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구도 텃밭 운영이 활성화된 지역 중 하나다. 남구는 지난달 말 승학산 기슭에 위치한 '어울림텃밭'을 분양했는데, 176명 모집에 640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3.6대 1이다. 부평구에서도 갈월샘텃밭과 부영텃밭에 총 849명이 지원해 220명이 당첨 받았다.

도시의 자투리땅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도시농업은 최근 들어 크게 각광받고 있다. 주말농장이나 베란다·옥상 등을 활용한 텃밭, 상자텃밭 등의 형태로 이뤄진다. 도시 생태계를 복원하고, 로컬 푸드를 통한 지역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텃밭을 당첨 받은 김모(34)씨는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밭을 경작할 예정이다. 비용도 거의 들지 않고 직접 땅을 일구는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라며 "경쟁률이 굉장히 센 편인데 공공기관이 운영규모를 지금보다 더 늘리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아무래도 은퇴하고 취미 삼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또 아이를 기르시는 분들이 체험 활동 차원에서 많이 찾으신다"고 밝혔다. 남구 관계자는 "경험 있는 분도, 처음 하는 분도 많이 참여하려고 하신다"라며 "처음 농사를 짓는 분들에게는 도움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