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선박용 철판 수출 급감하자 국내판매 나서
'물량 증대 기대' IPA 예외적 연안수송선 입항 허용
국제무역항인 인천내항이 예외적으로 포스코의 내수용 철판을 실은 연안 수송선의 입항을 허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코가 수출 물량이 급감한 선박용 철판을 내수용으로 돌리면서 성사된 것인데, 매년 물량이 감소하는 내항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20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한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이 3세대 코일·후판 겸용 로로선 '광양프론티어' 호에 실려 내항 6부두에 들어오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몇 년간 세계 조선업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선박에 쓰이는 후판 수출량이 급감하자, 후판을 국내 시장으로 돌리기로 했다.

광양 등에서 제작한 후판을 수도권 건설 현장의 원자재로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후판을 대량으로 운송하는 데 해상 운송이 효율적이라 판단했고, 최적의 항만으론 내항을 꼽았다.
후판을 실은 광양프론티어 호는 한 달에 많게는 7차례 내항에 입항하며, 월 평균 물량은 2만t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연간 물량은 24만t으로 내항 전체 물량의 1.3% 수준이다.
철재 등을 취급하던 6부두는 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중 후판 물량이 들어오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후판은 6부두에서 화물차에 실려 평택물류기지로 옮겨진 뒤 수도권 건설 현장에 공급된다.

후판 해상 운송은 해양수산부의 전환교통 지원사업과도 연관이 있다.
화물 운송 수단을 도로에서 연안 해상으로 전환하게 되면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포스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내항은 무역항으로서 수출·입을 목적으로 하는 외항선만이 입·출항이 허용됐다.
예외적으로 내수 물량을 실은 연안 수송 선박에도 문을 연 것이다.
이에 따라 IPA는 후판이 수출·입 물량과 섞이지 않도록 6부두 야적장 중 일부를 국내 물품 전용 야적장으로 지정하고 보안 울타리를 설치했다.

IPA 관계자는 "내항은 무역항이자 자유무역지역이기 때문에 연안 수송 선박이 들어오는 것은 보안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항 신규 물동량 창출과 해상 운송에 따른 물류비 절감 차원에서 포스코 물량을 실은 광양프론티어 호에 한해 내항 입항을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