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북중 신입생 67년만에 두 자릿수
이천고·서현고도 급감 … 존립 위기감
경기도 지역에서 역사와 전통, 차별화된 교육으로 이름을 알린 중·고등학교들이 입학생이 급격히 줄어드는 '학생인구절벽'에 부딪혀 시름이 깊다.

15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수원 장안구 영화동 수원북중학교는 개교 67년만인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 수가 '두 자리'를 기록했다.

1951년 개교한 수원북중은 오랜 역사와 함께 지역명문교로 이름을 떨쳤다. 학부모 등에게 나눠주던 안내문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경기도 명문 중학교'라는 문구가 늘 빠지지 않았다.

개교 이후 명성에 걸맞게 줄곧 500~600명의 입학생이 찾았지만 '출산율'이 급격히 낮아진 2000년부터는 명문교로써의 존립 위기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저출산뿐 아니라 '도시개발'도 한 원인이었다. 수원에는 신도시 등이 계속 들어서면서 구도심에 살던 주민들이 학교선호도, 인프라 차이 등에 따라 이탈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그나마 유지하던 100명대의 입학생 수도 지켜내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입학생은 2016년 170명에서 지난해 137명, 올해는 40명이 더 줄어든 97명이다.

인근 수성중, 창용중 등도 같은 고민이다. 이를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졸업생들이다. 총동문회 차원에서 지역 홍보활동을 벌이는 등 입학 유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영모 수원북중 총동문회장은 "지역에 학교 명성이 자자했다. 한 반에 60~70명, 세기 어려울 정도의 입학생이 찾아왔다"며 "출산율 저하와 맞물려 지역개발도 안되다보니 현 상황에 이른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천고등학교도 1958년 개교한 이래 입학생이 눈에 띄게 줄어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과거 500여명에 달했던 입학생은 2016년 345명, 지난해 309명으로 줄더니 올해 200명대로 집계됐다.

윤계채 이천고 총동문회장은 "개교초부터 2000년대까지는 입학을 위해 치열한 경쟁과정을 거쳐야 할 정도로 입학생이 많았다"며 "자칫하면 학교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동문들이 홍보 등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개교 과정이 길진 않지만, 특성화 교육으로 유명세를 떨친 학교들도 학생이 감소하는 사회적 현상에는 맥없이 주저앉았다.

창의교육으로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진 분당 서현고는 지난해 입학생 300명대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판단, 3개 학급을 줄인 10학급을 편성했다.

도교육청 통계를 보면 경기도 전체 고등학생 입학생은 2014년 15만427명에서 올해 11만7049명으로, 곧 10만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중학생 입학생도 10만명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특정 학교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추첨제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인구저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신입생 감소도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고 밝혔다.

/김현우·안상아·이경훈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