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저가공세가 우리 전통문화까지 위협한다. 2000년대 들어 중국에서 값싼 생활자기가 들어오면서 전통자기 본고장인 이천도예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도자기 명장들의 생계까지 어려워지면서 도예를 배우려는 도공후예들까지 끊기는 바람에 전통예술인 도공의 명맥이 위협을 받는다.

이천에는 '이천시 명장'을 포함해 328명의 도공들이 활동중인데, 이 가운데 230명(70%)은 연매출 5000만원 이하이며 5억원 이상 대규모 공방은 9곳에 그친다. 특히 40대 이하 젊은 도공이 14%에 불과해 젊은이들의 기피직종이라는 분석이다. 30년간 도자기를 만든 A도자기 명장의 경우 2010년부터 도예를 배우려는 제자들이 끊어졌고, B도공은 공방 대신 공장으로 출근하기도 하는 등 많은 도공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중국산 생활자기가 다량으로 국내에 들어오면서 우리 전통자기가 가격경쟁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도자기 브랜드를 홍보·마케팅하거나 시장판로를 개척하려는 전략은 부재한 상황이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매년 열리는 이천의 대표 브랜드 '이천도자기축제' 쇠락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4월27일~5월13일 이천도자기예술마을 예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인 이천도자기축제는 32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올해는 꽃축제와 함께 "불…우리의 색을 찾아서…꽃"이라는 슬로건으로 색다른 체험 프로그램과 야간 축제, 거리형 축제를 준비중이다. 유네스코 창의문화도시인 이천은 아름다운 전통 조자부터 현대자기, 최첨단 세라믹 산업까지 만나 볼 수 있는 한국전통 도자기 도시다. 도자문화 정수가 살아 숨쉬는 이천에서 정작 도자기 문화를 만드는 도공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힘들 게 뻔하다. 따라서 관계당국이 적극 나서 동남아지역을 비롯한 해외시장 판로를 개척하는 한편 도공들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전통문화는 그 나라의 정신이며, 전통문화가 사라진다면 그 나라의 정신마저 쇠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