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근육 빠지는 병 걸려
치유되고 느낀 것들 담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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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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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방향성'
한 사진작가의 찬란했던 20대에 찾아온 4년의 암흑기가 가져다 준 소중한 선물을 마음으로 느껴보자.

40년 전통의 중국집 건물에서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변신한 '예술반점 길림성'에서 의미 있는 사진전이 열린다.

지난 1월 개관전에 이은 두 번째 전시로, 허승범 작가가 '투명존재'라는 주제의 사진전을 준비했다.

'투명존재'는 허 작가가 자신을 투영한 전시로, 20대 중반 약 4년간 근육이 딱딱하게 뭉치고, 혈액순환이 안 되는 등 근육이 빠지는 이름 모를 병에 걸렸던 시절을 의미한다.

심각하게는 목발을 짚고 다녔으며, 수면제가 있어야만 잠에 들 정도였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치유된 뒤 찍은 사진들로, 작가가 아팠을 때 그리고 낫고 나서 느낀 것들을 표현한 사진 34점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 '방향성'은 아무 것도 안하고 누워서만 지냈을 때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시각화 해 찍은 사진이다.

또 '눈동자'라는 제목의 사진은 병이 나은 뒤 제주도를 걷다 찍은 사진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허 작가는 지난 2015년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시카고예술대학에서 사진과를 전공하고, 시카고 설리반갤러리에서 'BFA show', 서울 인사갤러리에서 'SAIC 150주년 기념전', 서울 이태원 니트갤러리서 '투명존재' 개인전을 연 바 있다.

허 작가는 "어찌 보면 비극의 끝자락까지 갔던 투병생활은 삶에 대한 애착을 심어줬고, 소소한 일상에서 희망과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눈을 갖게 해 줬다"라며 "각자 의미와 진정성이 담긴 사진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공감과 위로라는 마음의 연결고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5시엔 허 작가와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서구 장고개로 245 2층, 010-6268-2049·010-2334-8862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