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때 이용 …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승인 촉구' 제스처 추측도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미국 대표단장으로 참석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맏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의 '교통수단'을 놓고 경제계에서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방카 보좌관은 워싱턴과 인천구간을 미국 국적기가 아닌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을 타고 오고 갔고 국내 이동에는 GM 쉐보레 브랜드의 대형 SUV 모델 '서버번(Suburban)'을 이용했다.

이방카를 비롯한 미국 대표단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오전 11시50분 워싱턴을 출발해 대한항공 KE094편으로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대통령 전용기는 이방카의 백악관 내 지위 때문에, 트럼프 일가 개인 소유의 전용기는 비행기 기능으로 탈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미 국적기가 아닌 대한항공편을 이용했을까? 현재 백악관이 위치한 워싱턴에서 인천공항까지 직항 항공편을 제공하는 항공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이방카를 비롯한 미 대표단은 26일 출국에도 대한항공 KE093편을 이용했다.

일각에서는 이방카의 대한항공 선택이 미 대통령의 가족으로 한국국적 항공사를 이용하는 모습을 전달해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려 했을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대한항공과 미 국적기 델타항공 간 조인트벤처에 대한 국토교통부 승인을 촉구하는 정치적 제스처일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대한항공측에서는 미 대표단은 대한항공과 코드쉐어(공동운항)한 델타항공에서 항공 티켓을 구매한 사실은 확인해 주었지만 조인트벤처 승인에 대해서는 과대해석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델타항공은 지난해 11월 미국 교통부 (DOT)로부터 대한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설립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은 상태지만 한국 국토교통부는 이에 대한 심의를 진행 중이다.

이방카 보좌관이 국내 이용했던 차량 모델이 한·미 간 첨예한 현안인 GM 브랜드란 사실도 공교롭다.

미국과 캐나다, 중동 시장에서 주로 판매되는 서버번은 캐딜락의 SUV '에스컬레이드'와 차체를 공유하는 모델로 대통령 등 VIP 경호 차량과 특수활동 차량 등으로 세계 곳곳에서 사용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작년 11월 방한에서 GM의 고급 세단 CT6를 개조한 차량 '더 비스트'를 이용해 자국 제품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의 군산공장 폐쇄가 한미 양국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상황"이라면서 "미국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이방카 보좌관이 GM 차량을 이용한 것만으로도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