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유나이티드의 외국인 선수 3인방 무고사(왼쪽부터), 쿠비, 부노자.
'짠물수비', '생존왕'이란 다소 반어적 의미의 꼬리표를 떼지 못하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올해는 '사고'를 칠 조짐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2018 K리그1(클래식)에서 '스마트한 체력 축구'를 기치로 저돌적인 공격 축구를 예고, 많은 축구 팬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다.

인천은 이달 초 체력은 물론 민첩한 움직임과 공격력을 두루 갖춘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했다.

이들의 합류가 늦어진 것은 이기형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공격축구로 나아가고자 그만큼 신중을 기했다는 뜻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중국 산둥 지난에서 최종 담금질에 한창인 최종병기 3명은 지난 22일 "인천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열과 성을 다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 인천유나이티드 고르단 부노자.

"날 믿어준 인천·팬 위해 헌신하겠다"
2년 차 중앙수비수 부노자

"아시아 무대가 처음이었기에 적응기가 필요했다. 올 시즌은 걱정 대신 팀에 화합하는 모습으로 안정된 경기를 펼치겠다."

지난해부터 인천 유니폼을 입고 있는 부노자(Gordan bunoza·31)는 올 시즌 유일하게 인천에 남은 외국인 선수다.

197㎝라는 큰 키와 다부진 체격으로 중앙수비수로서 든든한 버팀목이지만, 팀 보단 개인플레이를 펼치는 등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기도 하다.

부노자 역시 스스로의 스타일을 돌아보며 이번 시즌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노라고 다짐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가 반성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인천 역시 서툴지만 내가 적응해가는 모습과 내 능력을 높이 평가해 올해도 같이 뛸 수 있게 이끌어준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스리백과 포백 등 어떤 전술이라도 잘 적응해 유연한 경기를 풀어갈 뿐만 아니라 위협적인 공격가담까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이팅'을 외치며 개막을 기다리고 있는 부노자는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감독, 코칭스태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팀 전술을 익혔다.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능력이 많다. 부족하지만 날 믿어준 인천과, 늘 열정으로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우리 팀 이길 수 있는 플레이 펼칠 것"
▲ 인천유나이티드 스테판 무고사.

'제2의 데얀' 꿈꾸는 무고사

지난 8일 인천 소속이 된 스테판 무고사(Stefan mugosa·25)는 최전방을 강화하고자 데리고 온 '특급 골게터'다.

공격력이 늘 부족했던 인천에서 경기마다 상대의 골망을 흔들어줄 기대주다.

무고사는 지난 2007년 인천에 몸담으면서 K리그에서 황금기를 달리고 있는 데얀과 같은 몬테네그로 출신이다. 그는 "데얀에게 K리그와 인천에 대해 많은 이야길 들었다. 그가 '인천은 내가 처음 몸담았던 팀이고 굉장히 좋은 팀'이라면서 내가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응원해줬다"라고 전했다.

무고사는 최전방 공격수지만, 좌·우측까지 빠르게 누빌 정도로 활동반경이 넓다. 그렇기에 찬스가 오면 골문으로 들어가도록 끈질기게 쫓는 근성부터 공을 받고 적재적소에 넘겨주는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는 "많은 팀을 거치면서 매 경기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내 역할에 대해 빠르게 알 수 있다"라면서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이기에 나보다는 팀이 우선이고 팀이 잘 되는 게 내가 잘 되는 것이다.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당찬 각오만큼이나 빨리 그라운드에서 자신을 입증해 보이고픈 무고사는 "골게터로서 많은 골을 넣는 건 당연하다. 무엇보다 11명이 함께하는 플레이를 펼치면서 인천을 위해 열심히 싸우고, 이기겠다"고 약속했다.

"亞 챔피언스리그 진출하도록 보탬"
▲ 인천유나이티드 콰베나 아피아 쿠비.

스피드·크로싱 발군 쿠비

지난 6시즌 동안 호주 A리그에서 측면 공격수로 활약한 콰베나 아피아-쿠비(Kwabena appiah-Kubi·25)는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 가담능력까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달 7일 공식 합류했다.

지난 21일 산둥루넝 B팀과의 경기를 사뭇 진지하게 본 쿠비는 "프리미어리그 뉴캐슬에서 산둥루넝으로 이적해 활약하고 있는 파피스 시세를 직접 보니 더 자극받았다. 난 스피드가 좋고 크로싱이 좋으며, 수비 가담력까지 거뜬하기에 팀에 맞게 내 능력을 적극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전까지 센트럴코스트에서 활약하던 그는 볼 전개가 빠른 점을 한국 축구의 특징으로 꼽았다. 그러면서도 "호주와 한국 모두 수비라인이 굉장히 견고한 것은 매한가지다. 충분히 적응돼 있기에 전혀 문제될 것은 없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달 초 남해 훈련부터 합류한 쿠비는 처음부터 식구처럼 반겨주고, 벌써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친해진 동료들을 위해 좋은 경기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쿠비는 "팀에서 외국인 선수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인 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더 열심히 더 재밌게 경기하고 싶다"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팀 모두가 활약해서 ACL에 진출할 수 있도록 많은 어시스트와 골로 큰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산둥(중국)=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