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항만 통합했으나 행정구역·업무성격 '상이'
세관장 1명 전담부담도
관세청, 재분리 추진 중
2년 전 인천공항본부세관을 흡수 통합한 인천본부세관이 통합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바다와 하늘로 관세행정 구역이 완전히 다른 두 조직이 합쳐져 업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는데다, 세관장이 2명에서 1명으로 준 탓에 지휘관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22일 관세청과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2016년 1월 공항을 전담하는 인천공항본부세관이 항만 담당 인천본부세관에 흡수되는 형태로 두 조직이 통합됐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명목에서였다.

그러나 조직 통합 후 2년이 지난 지금 세관 내부에선 '통합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다.

공항과 항만의 세관 조직은 행정상 하나가 됐지만 관세행정 구역과 업무 성격이 다르다 보니 통합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공항에선 '여객'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인천항에선 '화물'을 중심으로 행정력이 집중되고 있다.

세관장이 홀로 1500명이 넘는 조직을 전담하는 문제도 통합 부작용으로 거론된다.

당초 2급 세관장 자리는 통합 후 1급으로 격상했지만, 세관장 정원은 2자리에서 1자리로 줄었다.

이 탓에 세관장이 매주 공항과 항만을 오가며 업무를 보고 있으며, 세관장이 부재한 근무지에선 지휘관 공백이 생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과 항만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점도 조직 분리를 촉구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인천공항은 올해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서 몸집이 더욱 커졌으며, 여객 수는 해마다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인천항은 지난해 처음 컨테이너 물동량을 300만개 이상 처리하며 세계적 항만으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다 내년 연면적 6만6805㎡ 규모의 신국제여객터미널이 개장하면 세관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관세청은 이에 따라 인천 세관 조직을 다시 2개로 분리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에서 인천공항본부세관을 독립하고 각각의 조직에 세관장을 배치하는 게 골자다.

관세청 관계자는 "분리 시점과 방식을 놓고 정부와 협의 중에 있다"며 "통합 세관 조직이 대형화되는 추세여서 과거처럼 분리해 운영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