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실습비는 삭감 … 비대위, 정상운영 촉구
수 백억원대 적자를 낸 인하대학교가 15년간 동결한 등록금을 올리고, 장학금은 없애는 등 학생 교육비에 손을 대려 하고 있다. 학생들은 예산 운용에 실패한 학교의 잘못으로 오히려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반발했다.

인하대학교는 최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자리에서 올해부터 계절학기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학점 당 기존 6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조정된다. 2003년 이후 첫 인상이다.

외국인유학생 등록금도 15% 오른다. 반면 학생과 교수를 위해 지원되던 각종 복지사업은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장학금은 지난해보다 31억3000만원 깎였고 실험실습 지원비 7억2000만원, 도서구입비도 6억2000만원 등도 삭감됐다. 고장 난 책걸상을 고치고 실습용 컴퓨터를 개선하는 등의 교육환경 개선비는 무려 27억4000만원이 잘렸다. 지난해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규모다.

교수에게 지급되던 연구비와 논문심사료, 항공료 지원금도 축소했다.

인하대 학생들은 올해 학생관련 예산 삭감액만 74억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하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교의 정상 운영을 촉구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학교가 정석인하학원에 재정적으로 예속된 채 재단의 적자를 메우는데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1년에 700~1000만원이 넘게 낸 등록금은 다 어디로 가는 것인지 궁금할 정도로 교육환경이 열악하다"며 "교육비를 늘려도 모자랄 판에 대대적으로 삭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악화의 주범은 재단"이라며 "학교에 줘야할 전입금은 미납하고 학교재정에서 그룹에 투자하게 만들며 송도 캠퍼스도 재단 소유의 땅 늘리기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현우 인하대 교학부총장은 지난달 최순자 총장이 해임 결정되자마자 교직원 대상 담화문을 발표하고 3년간 280억원의 누적적자가 발생해 긴축 운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