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영 작가, 남미 8개국 여행기 책으로 펴내
"나 홀로 떠나 소중한 인연 만나 많은 것 배워"
"남미, 너무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는거에요. 책으로나마 여행시켜 드리고자 펜을 잡았죠."

소심한 성격의 프로계획러 '영마살(다영+역마살)' 김다영(26) 작가가 5개월간 만난 남아메리카 8개국을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콜롬비아부터 브라질까지 혼자였지만 결코 외롭지 않았던 순간들을 기록한 '들키고 싶은 남미 일기'는 그에게 평생 잊지 못할 보물이다.

지리학을 전공한 김 작가는 다양한 지형이 꿈틀대는 남미에 늘 환상이 있었다. '언젠가 한번 꼭 가리라' 생각만 하다가 친한 언니와 항공권부터 덜컥 끊고 신나게 계획을 짰지만 결국 혼자 짐을 싸야 했다. 그는 "워낙 소심해서 나 홀로 여행은 꿈도 못 꾸다가, 이번엔 항공권까지 마련했으니 큰 맘 먹고 가보자며 2015년 1월 비행기에 올랐다"고 말했다.

항공권과 3일치 숙소 한 곳만 예약한 채 훌쩍 떠난 김 작가는 원래 두 달을 계획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미의 곳곳을 피부로 느끼고파 5개월이나 지내게 됐다. 대학 3학년을 마치고 '남들은 취업 준비에 정신없을 때 태평하게 여행하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도 앞섰지만, 다람쥐 쳇바퀴 굴러가듯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었던 그에게 남미는 떠날 수 없는 천국이었다.

"마추픽추에 가다 여권을 잃어버린 '덕분에' 신기한 체험도 하고 많은 걸 배웠어요."

발목을 다쳤던 그는 마추픽추를 향하던 길에 여권을 잃어버려 숙소로 돌아가 쉬고자 했다. 마침 숙소 주인의 누나가 영적 치료를 해 주겠다며, 일주일 내내 마사지와 함께 기도를 해 주며 악한 기운을 빼 줬다. 그는 "외국인이라 병원 치료가 어려워 내내 속 썩였는데 정성 담은 손길 덕분에 금세 나았다"고 말했다. 또 며칠 뒤 마추픽추로 다시 가는 길에 우연히 때 묻지 않은 원주민들을 보고 한 나라에서도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선 항공권부터 끊으세요. 혼자라는 두려움이 사라질 만큼 넓고 새로운 세상이 반겨줄 테니까요." 나 홀로 여행이 정말 '혼자'는 아니라는 김 작가. 마음 맞는 여행객들, 도움을 건네는 현지인까지 소중한 인연을 만나며 같이 또 혼자 자유롭게 세상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음 여행지는 인도가 될 것 같습니다. 다들 좋다고 하시는 데 제 두 발로 땅을 밟아봐야 진짜 인도를 만날 수 있을 테니까요."

/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