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청·영통구청 익명 기부자 '동일인 추정'
최근 수원시청과 영통구청에 '익명의 기부자'가 남몰래 의류를 두고 가면서 지역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사진>

지난 2일 오전 영통구 공무원들은 청사 화단 앞에 있는 8개의 커다란 상자를 발견했다.

공무원들은 어느 주민이 물건을 깜빡하고 두고 갔거나, 잠시 맡기는 용도로 둔지 알고 일단 보관하고 있었다.

하지만 8일 한 공무원이 상자를 들여다보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라는 인사말이 적힌 종이가 나왔다.

또 '불우이웃돕기', '장애우돕기' 등의 내용도 적혀 있었다.

상자 속에는 비닐포장 된 새 제품의 아동복, 성인복, 머플러 등 의류 450여점이 들어있었다.

CCTV를 조회하자, 2일 새벽 4시15분쯤 한 여성이 승용차로 이 박스를 내리는 모습이 나왔다.

'얼굴 없는 천사'는 수원시청에서도 나타났었다.

같은 날인 지난 2일 오후 시청 본관 앞에서 차를 세운 한 여성이 꽤 큰 상자 6개를 내려놨다.

청원경찰이 "무슨 일이냐?"고 묻자, "도움이 필요한 아동에게 전달해주길 바란다. 신상이 공개되길 원치 않는다"는 말을 남기고 곧바로 자리를 떴다.

상자에는 '아동용 티셔츠, 바지, 목도리'와 같은 품목명과 '미혼모·소년소녀가장·불우이웃 돕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상자에는 포장을 뜯지 않은 새 아동복 390점이 들어있었다.

영아가 입는 '바디수트'부터 티셔츠, 바지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수원시와 영통구는 두 장소에 기부한 여성이 동일인으로 추측하고 있다.

기부 물품은 지역아동센터 등 사회복지시설에 전달된다.

박래헌 영통구청장은 "이번 미담사례가 얼어붙은 기부심리에 다시금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