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 유빙피해 심각한데 보상지원 턱없이 부족
최강 한파로 발생한 유빙(流氷)으로 인천 옹진군 장봉도 김 양식장이 초토화됐지만 재난 지원금이 턱 없이 부족해 양식 어업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9년 전 유빙 피해를 입은 후 빚더미에 앉은 어민들은 보다 현실적인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8일 옹진군에 따르면 지주식 김 양식시설 100책이 완파될 경우 재난지원금은 약 950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파로 확인되면 재난지원금은 그 절반 수준이다. 1책은 가로, 세로 각각 2.2m, 40m이다.

이번 한파로 장봉도 양식장의 약 60%가 파손됐다. 장봉도 인근 바다 189㏊에서 15명이 김 양식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11명이 피해를 입어 옹진군에 재난지원금을 신청했다.

특히 이 가운데 장아펄과 대빈창 지선에 설치된 양식장이 완전히 부서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규모의 재난 지원금은 양식장을 제대로 수리하거나 새로 설치하는데 턱없이 작다. 1책을 설치할 때 30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을 감안하면 재난지원금은 그 3분의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한파가 한풀 꺾이면서 한강에서 더 많은 양의 유빙이 떠 내려와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피해 정도가 50% 가까이 되는 데도 어업인들은 재난지원금 신청을 꺼려하는 분위기다. 같은 어장에서 5년 동안 3회 이상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면 양식 허가가 제한되는 데다 지원금도 어차피 많지 않아 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장봉도어촌계 이규완씨는 "9년 전 한파로 피해를 입었을 때 다들 빚을 크게 졌고, 이제 좀 나아지려 했는데 다시 빚더미에 앉게 생겼다"며 "국가적인 재난으로 생계가 위협을 받은 만큼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일 김 양식어업인도 "재작년에 4800만원을 들여 양식장을 재정비했지만 올해 유빙 때문에 거의 부서졌다"며 "유빙이 양식장으로 더 떠 내려올 것으로 예상돼 어떻게 대책을 마련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인천시 등 관계 기관과 실태 조사를 마치면 재난지원금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복구 대책으로 양식 기자재 지원 사업을 조기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