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표 빈타임즈 PD, 보통 사람들 삶에 포커스
어르신 위한 문화공간 소재 다큐멘터리 만들어
▲ 빈타임즈 이강표(왼쪽) PD와 김남준 감독.

"미림극장을 찾는 분들은 극장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오래된 친구' 같아요."

1957년 태어나 잠시 사라지는 상처를 딛고 2013년부터 어르신들의 문화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추억극장 미림'의 시끌벅적한 이야기가 한 편의 다큐멘터리로 제작됐다.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사회·문화의 단면을 쉽고 재밌게 또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청년 영상팀 '빈타임즈' 이강표(30) 피디가 '노인을 위한 극장'이라는 제목으로 미림극장을 재조명했다.

우연히 한 행사에서 극장 관계자들을 만나 극장의 사연을 듣게 된 이 대표는 크게 흥미를 느꼈다.

"감히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다른 기관들의 주먹구구식 행사와 다르게 미림극장은 고민을 거듭한 흔적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사전답사 차 직접 극장에 들른 이 피디와 동료 김남준 감독은 확신에 가득 차 제작에 들어갔다.

비록 촬영은 3일뿐이었지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 편집에 애를 먹기도 했다. 미림극장의 가치가 잘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에 더욱더 공을 들였던 것. 게다가 이 모든 걸 단 둘이 끝내야 해 벅차기도 했다.
이 피디는 "고생보다는 미림극장 덕분에 우리가 모르는 또 하나의 세상에 대해 많이 보고 배우는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영상엔 극장 역사와 '고전영화 상영회',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라디오 쇼'·'노래교실', '더빙극장',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등 남녀노소 모두가 즐거워하는 극장의 다양한 프로그램, 관객들의 응원의 한 마디가 담겨 있다.

그는 "어르신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구나'하는 젊은 에너지를 받았다"며 "세상은 빠르게 변하지만 이 분들도 우리처럼 늘 마음만은 청춘이시더라"라고 했다.

빈타임즈는 '당신의 이야기는 절대 평범하지 않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최근엔 발달장애인들에게 도예를 가르쳐 사회성을 길러주는 '통합예술나눔터'를 다뤘다.
이 피디는 "인천의 명소나 먹거리뿐만 아니라 바다 앞에 쌓여있는 컨테이너라도 전할 가치가 있다면 모두 카메라에 담고 싶다"며 "그렇게 한국의 모습을 하나하나 담아내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빈타임즈의 다큐멘터리는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