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일신~부개동 초교 4곳 진학할 중학교 단 한곳
인천 부평구 일신동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아이가 "친구들이 자꾸 전학을 간다"고 말했을 때만 해도 학부모인 A(43)씨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했다. 그 후 몇 년이 지나 다음 달부터 아이를 중학교에 보내려고 하니 이제야 그 말이 이해가 됐다. 얼마 전 배정 받은 중학교는 경인선 건너까지 10여분 걸어가 다시 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들어가야 했다.

일신동이나 주변 부개동까지 초등학교는 4곳이지만 중학교는 단 한곳도 없다. 형편이 되는 학부모들은 자녀 초등학교 졸업 전 일찌감치 학군 좋은 동네로 이사를 서두른 것이다.

A씨는 "내 눈엔 아직 아기 티가 여전한데 매일 왕복 1시간 넘는 통학을 시켜야 한다니 마음이 아프다"며 "옛 어른들이 말씀하시던 10리(里) 학교 길이 내 아이 얘기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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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교육부 정보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일신·부개 지역 금마·일신·동수·부개 등 4개 초교 전출 학생 수는 522명이다. 전입 학생 324명보다 200여명 많다. 초등학생 200명이면 금마초 전교생(409명) 절반에 육박하는 숫자다. 금마초의 경우 2016년 학교로 전학 온 학생이 37명인데 비해 다른 학교로 간 학생은 72명이나 됐다.

반면, 금마초와 직선거리로 1.5㎞에 불과하지만 경인선 철로 건너인 부개서초는 3년(2014년~2016년) 새 전입(193명)이 전출(183명)을 웃돈다. 부개서초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안쪽에 자리한 부흥초는 전입 237명, 전출 181명으로 차이가 더 크다. 부흥초 주변에만 부평여중, 부평동중 등 중학교만 5개다.

올해 일신·부개 지역 초등학교 졸업생 302명 가운데 상당수는 부일여중, 부평여중, 부평동중, 부광중, 부흥중으로 입학한다. 부일여중을 빼면 모두 왕복 7차선 경인로와 경인선을 지나야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일신·부개동에 사는 중학생 390명가량이 경인선 이북 지역 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일신동, 부개동 남쪽으론 만월산이 자리하고 있고 동쪽에는 부천이 있다.

부평 지역이 경인선과 경인로로 도시가 남북으로 단절돼 있다고는 하나, 근처에 갈만한 중학교가 없는 일신·부개 학생들에겐 선택지가 몇 개 없는 상황이다.

부평구의회 이익성(일신동, 부평2·6동) 의원은 "해당 동네에 대중교통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아 경인선까지 걸어 넘어가 버스를 타는 중학생이 많다"며 "십여 년 동안 거듭된 문제여도 원도심이라는 이유로 해결책은 뒷전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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