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감사서 상급자 진술
내부 폭로 사실 개연성
오 시장 "관련자들 문책"
警, 비리의혹 내사 착수
하남시의 산불감시원(기간제 근로자) 채용과정에서 부정청탁 비리가 있었다는 내부 직원의 폭로가 사실일 개연성이 짙어졌다.

<인천일보 1월23일자 19면>

23일 시에 따르면 23명의 명단을 넘긴 상급자로 지목받은 2명은 감사부서 조사에서 '예전에 산불감시원으로 일했던 사람들인데 한번 살펴보라'는 취지로 각각 A주무관(9급)에게 명단을 건넨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주무관은 지난 22일 실명으로 시청 행정망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지난 17일 진행된 산불감시원 채용시험이 불공정하게 진행됐고 검정과정에서도 조작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시는 곧바로 감사에 착수해 채용비리를 폭로한 A주무관과 부정채용 청탁 대상자 명단이 담긴 쪽지를 건넨 것으로 거론된 담당 상급자로부터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합격시켜야 할 대상자 명단이 담긴 쪽지를 건넨 것으로 지목된 상급자는 "감사받고 있는 중이라 지금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산불감시원 채용과정 전반을 감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문제가 된 합격자는 합격을 취소하고 재선발하는 등 추후 조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수봉 하남시장은 "보고받고 바로 감사 착수를 지시했다.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감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감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자에게는 책임을 묻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9일 산불감시원 채용공고를 낸 뒤 61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20점), 체력시험(30점), 면접(50점)을 거쳐 19일 30명에게 합격통보를 했다.

이번에 선발된 산불감시원은 봄철(2.1~5.15)과 가을철(11.1~12.15) 5개월 동안 주 5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6만5440원의 일급이 지급된다.

만 18세 이상의 하남시민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데다 업무가 산불 예방과 감시활동으로 비교적 어렵지 않다 보니 중·장년층의 선호가 높아 이번 채용과정에도 선발인원의 2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한편 경찰은 부정청탁에 의한 채용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내사에 착수했다.

하남경찰서 관계자는 "내부 폭로로 의혹이 제기된 만큼 해당 주무관을 면담할 예정"이라며 "일단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자료가 있는지 확인한 뒤 정식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남=장은기 기자 50eunki@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