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비용 부담에 방치 … 잃어버리기도
인천항만공사(IPA)가 국내 항만 최초로 도입한 전기자동차 2대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1일 IPA에 따르면 2010년 정부의 저탄소, 녹색 성장 정책에 발맞춰 3100만원을 들여 전기차 2대를 구입했다.

IPA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월 전기료 1만원에 70~120㎞를 운행하면서도 경차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전혀 없다는 점을 장점으로 부각했다.

휘발유차와 견줘 매우 간단한 구조여서 소모품 교체비용이 들지 않아 경제적으로도 실효성이 뛰어난 친환경 제품이라고 치켜세웠다.

전기차는 인천항 방문 고객을 태워 목적지까지 이송하는 항내 안전 운행과 불법 주정차 단속 등 순찰 용도로 활용됐다.

그러나 현재 이들 전기차는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1대는 갑문홍보관 주차장에 방치돼 있고 나머지는 소재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IPA는 수년 전부터 전기차 성능이 현저히 떨어져 활용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IPA 관계자는 "배터리 수명이 다 된 것으로 안다. 완전 충전을 해도 얼마 못 가서 방전이 되는데 그렇다고 배터리를 교체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돼 현재까지 어떻게 활용할 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IPA는 최근 친환경 항만을 만든다며 한전과 전기차 충전소 도입에 대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IPA가 부지를 제공하고 한전이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내달 중순부터 3개월간 연안여객터미널 2개, 갑문 1개, IPA 사옥이 있는 중구 정석빌딩 1개 등 총 4개의 충전소가 설치된다.

이를 두고 항만업계에선 전기차 관리도 제대로 안 되는 상황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000만원을 들여 구입한 전기차들이 어떤 이유로 활용을 못하고 있는지, 개선 사항은 없는지 정확히 분석한 뒤 전기차 충전소 설치 등 친환경 정책을 이어가는 게 올바른 순서가 아닌지 싶다"고 꼬집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