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골프여행을 미끼로 재력가를 유인한 뒤 호텔 카지노에서 사기도박을 벌인 일당이 인천경찰에 대거 검거됐다.

인천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총책 A씨 등 4명을 구속하고, B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밖에도 해외로 달아난 C씨를 수배하고 인터폴을 통해 추적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수도권 지역 골프연습장을 돌아다니며 피해자 7명에게 접근해 친분을 쌓은 뒤 캄보디아 골프여행을 핑계로 사기도박을 벌여 2억6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대부분 개인 사업을 하는 등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라는 점을 노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크게 총책, 피해자 모집책, 바람잡이로 역할을 분담하고, 호텔 카지노의 한국인 매니저와 딜러를 섭외해 범행을 벌였다. 이들은 미리 패를 알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블랙카드'를 사용해, 두 장의 카드를 합쳐 9에 가까운 쪽을 예상해 돈을 거는 '바카라' 도박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때로는 미모의 여성을 바람잡이로 세우고 술과 음료를 먹여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수법도 사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규모가 커질 수 있었으나 지난해 6월 수사가 시작된 뒤부터 범행이 중단됐다. 여죄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일부 피해자는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여행객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