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창 인천시 서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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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교통 불모지였던 김포와 검단에 훈풍이 불고 있다. 두 도시는 계획도시답게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로 인해 광역철도망에 대한 기대를 간절히 바란다. 여기에 고양시와 김포시가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을 가져가기 위해 뛰어들면서 수도권 서북부지역의 지각판이 들썩거리고 있다.

특히 김포한강신도시를 시작으로 계속되는 도시계획을 통해 김포시의 발걸음이 최근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다. 김포 연장 노선안은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를 경유해야 타당성이 높아지기에, 김포시로선 유치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라도 인천 서구의 동의와 협력이 필요하다. 검단도 김포시와의 윈-윈 게임에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며 간절했던 광역철도망을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서울시측의 이전 요건은 지난 95년도에 김포시와의 5호선 연장 협의에서 밝혀졌듯이 '차량기지 이전'이 핵심이다. 차량기지 특성상 노선의 종점에 위치하는 것은 자연스러움에도 당시 김포시장의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는 말이 있었다.

지난해 말 여기에 새로운 변수가 나타났다. 바로 차량기지 이전의 열쇠를 쥔 서울시에서 차량기지 외에 그 주변의 건설폐기장도 같이 이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종점에 위치한 방화차량기지만 옮겨 주면 어디든 상관 없다는 식이었지만, 김포시와 고양시의 유치경쟁이 치열해지자 올 6월에 나오는 용역결과를 기다리며 느긋하게 주판알을 튕기는 모양새다.

강서구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장은 약 20만㎡의 대규모 처리장이다. 이곳 폐기물처리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매연·소음·악취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건강이 위협을 받고 있다. 주민들이 20여 년 동안 끈질기게 관계기관에 이전을 촉구해 왔던 곳이다. 창문도 못 열고 지내는 등 고충이 크다고 한다.
물론 김포시와 고양시는 즉각 절대 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검단 또한 그간 알려지지 않고 가려져 있었던 '건폐장 끼워팔기'에 황당함과 더불어 어불성설이라는 목소리를 낸다.

여기서 또 한번 상황이 바뀌었다. 유영록 김포시장이 방화차량기지 수용이라는 카드를 선제적으로 내밀었고, 마치 입을 맞춘 듯 한 김포시의원이 그렇다면 인천 서구가 건폐장 이전을 수용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수도권매립지를 활용하면 되지 않냐는 발언에 서구주민과 검단주민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검단이 노선의 단순 경유지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 세계 최대 쓰레기매립지 보유 타이틀도 모자라 또다시 서울시의 건설폐기물까지 수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용납할 수 없다. 분진, 쇳가루, 악취, 소음에 수십년간 대규모 환경피해를 안고 사는 인천 서구민의 고통을 안다면, 더러워진 김에 오물을 좀 뒤집어쓰면 어떠냐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포시와 고양시도 서울시의 부당한 '패키지 노림수'에 항의해야 할 때다. 할 말을 못하고 다가올 편익에만 골몰해 다른 지자체의 주민건강과 생활환경을 대가로 지불하려는 생각은 결코 온당치 못하다. 지금은 불합리에 대한 공동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