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진 사회부 기자

며칠 사이 인천지역 편의점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잇따라 범죄 표적으로 떠올랐다. 저녁 시간대 소규모 편의점에서 혼자 일하던 이들이다.
지난 14일 저녁 8시쯤 부평역 근처 편의점에서 근무하던 A(20)씨는 매장 청소를 위해 건물 여자 화장실을 찾았다가 한 남성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머리와 팔 등을 다쳤다. 이 괴한은 약 20분 동안 편의점 앞에서 서성거리다가 A씨가 화장실로 들어가자 뒤쫓아 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주변 진술에 따라 범인을 30∼40대로 추정할 뿐 행방이나 범행 이유는 오리무중이다.

13일엔 편의점 여종업원을 흉기로 위협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었다. 이 남성은 지난 10일 오전 2시25분쯤 부평 모 편의점 여종업원 B(23)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현금 4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특수강도)다. B씨 역시 홀로 편의점에 있었다.
밤 늦은 어두운 골목에 덩그러니 불을 켜놓은 편의점을 혼자 지키는 건 사실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계산대엔 언제나 현금다발이 있고 훔칠 만한 제품도 가득하다. 술, 안주, 담배, 해장용 음식까지 갖추고 있어 취객까지 상대해야 한다. 더군다나 편의점 업계 세력 확장으로 인적이 드문 곳까지 진입하다 보니 곧잘 범죄 대상으로 꼽힌다.

경찰 통계를 보면 2016년 편의점에서 발생한 범죄가 1만780건이다.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만 266건을 차지한다.
임금이나 높게 받으면 좋겠으나 대접은 허름하다. 정부 최저임금 정책이 편의점 종업원 시급을 결정할 정도로 저가 노동 취급을 받고 있다. 편의점 본사가 월 매출의 30~40%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가게 임대료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이런 상황에서 점주에게는 콩 한 쪽을 아르바이트생이랑 나누려니 손발이 떨린다.

일부 매체들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편의점 다 죽는다고 난리지만 본사 수수료, 가게 임대료, 카드 수수료가 원인이다. 편의점 종업원 노동력의 경우 시급 7530원도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출근길 집 앞 편의점에서 야간 알바생 기지개를 보면 마음이 무거운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