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TRS방식' 작동않는 음영·난청 지역 많아
재난안전본부, LTE로 전환 계획 … 경찰 무대책
도내 경찰의 비상 연락 수단인 TRS(Trunked Radio System) 무전기가 고층빌딩이나 건물지하에서 수년째 '먹통'이지만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소방당국은 무선 먹통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신형무전기 도입을 추진하는 등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16일 도내 경찰당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도내 경찰서와 소방서는 디지털 방식인 TRS방식의 무전기를 수 년째 사용하고 있다.

TRS 무전기는 사용자가 무전을 송신하면 중계소를 통해 수신되는 방식이다. 특히 수백 개의 무전기를 엮어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전기는 사건, 사고 현장에서 긴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원을 요청하거나, 상부의 지시를 받는 등 중요한 통신 수단이다. 현장에서 일선 경찰관과 소방관의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동아줄'과 같다.

문제는 도내에서 무전기가 작동되지 않는 음영, 난청 지역이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전파를 주고받는 무전기 특성상 고지대, 계곡, 고층건물 사이, 건물 내부, 지하층 등지에서 작동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방당국은 도내 10만 곳 이상의 지역에서 무전교신이 어려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행안부가 밝힌 도내 무전기 중계소는 190여 곳에 불과하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해당 지역에 신규로 중계기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이후 중계기 설치 사업은 중단된 상태다.

상황이 다급해진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체적으로 보조 중계기 설치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예산문제로 녹록지 않다.

도 재난안전본부는 경기도 전체에서 무선 음영 지역을 없애기 위해 중계기 4만~5만 대를 추가 설치해야한다고 보고 일단 LTE 무전기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LTE 무전기는 도내 TRS 무선 중계기가 아닌 국내 통신사의 LTE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국 어디에서나 송수신이 가능하다.

도 재난안전본부는 지난해 7월 남양주소방서에서 이미 시범운영을 마쳤고, 올해 6월쯤 도내 소방서에 400여 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반면 경찰은 아직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경찰은 지하에서 터지지 않는 무전기로 임무를 수행할 때 휴대폰으로 교신하는 등 애를 먹고 있다.

도내 한 경찰관은 "무전기가 지하에서 제구실을 못해 현장 출동시 다른 근무자 한명이 밖에서 무전을 하거나, 긴급한 경우 핸드폰으로 상황을 보고한다"며 "우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연락 할 방법은 무전기 밖에 없다. 무전기가 터지지 않는 장소에 출동하면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경찰 관계자는 "음영, 난청지역을 줄이기 위해 지하철 등 인구 밀집지역에 보조중계기를 설치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가재난안전통신망 사업이 완료되면 2020년부터 무전기 먹통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2020년을 목표로 음성뿐 아니라 문자, 동영상 전달이 가능한 재난안전용 4세대 무선통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