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입국+즉시 발급 국가 수' 3위 … 1위는 싱가포르
연 8000만명 입출 '외국인 43.3% 차지' 교류 필요성 커져
대한민국 여권을 소지하면 117개국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고 40개국에서 즉시 비자가 발급돼 별도의 절차없이 상대국에 입국할 수 있다. 이른바 여권 파워 순위에서 세계 3위에 오른 대한민국의 힘이다. 2016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공항과 항만을 통해 내국인 포함 8000만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국경을 넘는다. 입국을 통제하는 비자는 이제 구시대적 유물이 돼가고 있다. 일본은 물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도 비자없이 상대방 나라를 방문하는데 여전히 중국을 비롯한 우리와 역사적 교류가 많은 북방지역이나 국내를 많이 찾는 동남아 국가에는 엄격한 비자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40개국은 입국비자 바로 발급 … '여권 파워 순위' 세계 3위
해외 입·출입 때 반드시 필요한 여권, 대한민국의 여권은 세계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글로벌 금융자문회사인 아톤 캐피털은(Arton Capital)은 세계 199개국을 대상으로 매년 '여권 파워 순위'라는 여권 지수를 발표한다.
여권 파워 순위는 그 나라의 여권으로 비자없이 방문할 수 있거나, 비자를 즉석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나라의 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2017년 여권 파워 지수에 따르면 한국 여권은 무비자 입국(117개국) 또는 비자를 입국한 공항에서 즉석 발급(40개국)하는 나라가 157개국으로 스웨덴과 함께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1위는 159개국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싱가포르다.
지난해 초에는 독일(158개국)과 함께 공동 1위였지만 파라과이가 싱가포르 여권에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싱가포르가 단독 1위가 됐고 독일은 2위로 내려갔다.
한국에 이어 4위(156개국)에는 덴마크, 핀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노르웨이, 일본, 영국이, 5위권(155개국)에는 룩셈부르크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포르투갈이 올라 있다.
한때 '프리패스'로 통했던 미국의 여권지수는 반이민 정책을 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여권지수가 하락하고 있다. 미국은 154개국으로 아일랜드, 캐나다, 말레이시아와 함께 공동 6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2년 전 영국과 공동 1위에 올랐다가 지난해 4위권, 올해 6위권으로 급락한 것이다.
트럼프 정부가 이슬람권 7개국 출신의 미 입국을 금지하는 등 반이민 정책을 펴자 터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일부 국가들이 미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불허하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65년 독립 이후 꾸준히 여권 경쟁력을 키워왔으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많은 국가와 무비자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무비자 입국이 체결된 나라 중 한국과는 체결돼 있지 않는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과 쿠바다.
반면 여권 파워 최하위는 그 나라의 여권으로 22개국을 갈 수 있는 아프가니스탄이 차지했다. 22개국은 대부분 아프리카에 위치하거나 남미 소국이었다.
아프가니스탄 위로는 이라크와 파키스탄(26개국), 시리아(29개국), 소말리아(34개국)였다.
북한은 38개국으로 리비아와 같은 하위권에 속했다.

▲한 해 출입국 8000만 시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2017년 6월 기준 2016년도 총 출입국자는 7998만7974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5%(1361만5066명)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내국인은 15.9%, 외국인은 27.2% 증가했다. 출입국자 중 내국인이 56.7%, 외국인 43.3%를 차지할 만큼 외국인 출입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6년 3585만명이었던 출입국자는 10년 만인 2016년 2배 이상 증가한 7999만명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증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이후 내·외국인 모두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던 출입국자가 2015년 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외국인 입국자가 감소했으나, 2016년에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출입국 경로를 보면 인천공항(5372만명), 김해공항(845만명), 김포공항(443만명), 제주항(300만명), 부산항(299만명), 제주공항(278만명), 부산항(299만명), 인천항(144만명) 순으로 출입국자가 많았다. 전국 출입국자의 67.2%가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2016년도 외국인 입국자를 국적·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절반에 육박하는 826만8262명(47.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 232만1842명(13.3%), 미국 96만683명(5.5%), 대만 86만5948명(5.0%), 홍콩 65만1639명(3.7%) 순이었다.
외국인 입국자는 대부분 증가했는데 특히 대만(27.1%, 31만4586명), 인도네시아(52.4%, 10만1905명), 베트남(50.0%, 9만9761명)의 증가폭이 컸다.
2016년도 승무원을 제외한 외국인 출국자는 1580만9688명으로 체류기간에 따라 5일 이하가 69.5%(1099만3813명), 6~10일 9.2%(145만4971명)으로 나타나 외국인의 89.2%가 3개월 미만 단기 체류 후 출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류자격별 외국인 입국자는 관광통과(B-2)가 33.5%(583만3225명)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단기방문(C-3) 28.9%(502만6435명)이다.
2016년 말 기준 국내 체류외국인은 204만9441명으로 2015년 대비 8.5%(15만9922명) 증가했고 최근 5년간 매년 9.2%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전체 인구 대비 체류외국인 비율은 2012년 2.84%에서 2016년 3.96%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적·지역별로는 중국이 101만6607명(49.6%)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 14만9384명(7.3%), 미국 14만222명(6.8%), 대만 10만860명(4.9%) 등 순으로 나타났다.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여권이 해외여행의 필수품이 된 것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다. 1920년 국제연맹이 여권에 대한 표준안을 만들면서 사용하기 시작했고 한국은 1949년 해외여행 규칙에 따라 여권 발급 업무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여권을 발급한 지도 벌써 69년째다. 한국 여권이 해외에서 불법으로 거래될 때 아주 비싼 가격에 팔린다는 얘기가 들리는 것은 상대적으로 그만큼 우리나라 여권이 힘이 있다는 얘기다.
경제력을 포함한 국력도 중요한 변수다. 한국은 특히 많은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개방된 나라다. 외국인의 왕래가 빈번해지는 만큼 여권의 힘도 세진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아져 외국으로 자주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들을 환영하지 않을 나라는 없다. 잘사는 나라의 여권일수록 무비자 입국과 즉석 입국의 혜택이 많다는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현재 한국과 민간증 사증이 필요한 나라는 별로 없다. 중국, 몽골,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탄, 타자키스탄, 투루크메니스탄 등 우리와 역사적 교분이 깊은 북방 국가들과 우리나라를 많이 찾는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가 무비자 정책에서 비켜난 것이 이상할 정도다.

/김칭우·박범준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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