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만 서구 행복충전 … '문화 컨트롤타워' 문 연다
▲ 서구청 별관
서구청 별관 4층에 둥지
서구문화회관 운영 담당
"발로 뛰며 내실 다질 것"


인천 10개 군·구 중 남동구와 부평구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서구에 지역 문화·예술을 책임질 컨트롤 타워가 등장한다. 부평구문화재단에 이어 인천 기초단체 중에선 2번째로, 오는 17일 '서구문화재단'이 출범한다. '문화로 사람이 아름다운 서구'를 선언하며 52만여명의 삶에 문화 활기를 불어넣어 줄 서구문화재단(이하 재단)의 출발과 재단에 바라는 목소리를 들어본다.


재단은 서구청 별관 4층에 둥지를 틀었다. 공연과 각종 행사는 서구시설관리공단로부터 바통을 받아 서구문화회관을 운영하며 치르게 된다.
강범석 서구청장과 이종원 충남문화재단 전 대표이사를 각각 이사장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둘과 함께 지역 내 문화·예술계 전문인을 선임해 총 12명으로 이사회를 꾸렸으며, 감사는 당연직 1명 포함 총 2명으로 구성했다. 1국 4팀으로, 기획경영팀(6명)·문화 사업팀(6명)·문화시설관리팀(11명) 등이 일하게 된다. 초기엔 26명이 근무하며, 점진적으로 인력을 증원한다는 계획이다.
재단은 '서구만의 특성 있는 문화예술 가치 창조',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생활문화 도시 확산', '구민에 의해 언제나 자생할 수 있는 문화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올해 ▲문화예술 창작·보급 및 활동 지원 ▲문화예술 교육사업 ▲문화 복지 사업 추진 ▲지역문화 진흥사업 등 4개의 큰 축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먼저 문화예술의 창작·보급 및 활동 지원의 일환으로 구립합창단과 소년소녀합창단, 풍물단 등 서구립예술단 3개 단체를 맡아서 운영하며 정기연주회를 기획한다. 또 어린이날 체험 전시와 어버이날 특집 콘서트 등 가정의 달 기념행사와 'Spring 콘서트', '크리스마스 콘서트' 등 계절 맞춤형 기획 공연을 연다.
서구문화원에서 운영하던 서구문화대학 운영을 맡으며 문화예술 교육 사업에도 매진한다. 건강·음악미술·자격증·취미·전통 프로그램을 정규 강좌와 방학 특강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문화 복지 사업으로는 '노을마당 문화행사'를 진행한다. 오는 6~8월 중 청라호수공원과 경인아라뱃길 시천가람터 등 수변지역과 지하철역이나 시장 등 사람이 몰리는 지역에서 클래식과 인디밴드의 공연과 주민 동아리가 직접 참여하는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지역문화 진흥사업으로는 오는 9월 시천가람터에서 팝과 대중가요, 클래식 공연은 물론 가무악과 연극 등 다양한 장르가 함께하는 '서곶문화예술제'를 진행한다. 구민들이 참여하는 '구민백일장'과 '서구학생예술대회' 그리고 각종 체험행사 등 다채로운 지역 축제로 채울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인천 자치구 중 최초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을 획득한 점을 살려 구의 아동 관련 부서와 시교육청과 연계해, 아동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사업에 중점을 두고, 서구 특성에 맞는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종원 대표이사는 "첫 출발이기에 올해는 내실을 탄탄히 다지는 해로 보내고 앞으로 발로 뛰며 지역을 공부해, 서구만의 문화와 특성을 찾아 자체 콘텐츠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재단이 돼 주세요]

이성미 서구문화예술인회 전시부회장 "지역 작가들과 호흡 맞춰주길"
권순정 느루 대표 "아이·사람 중심 문화재단 기대"
이태상씨 "다양한 공연 …홍보 필요해"

서구 지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치던 문화인들은 재단에게 다양한 희망사항을 전했다.
전 인천서구미술협회장이자 현재 서구문화예술인회 전시부회장 이성미(55)씨는 "탁상행정이 아닌 지역에서 발 벗고 열심히 활동 중인 작가들과 호흡을 맞추며 협력해주길 바란다"며 "서구에서 30년 넘게 산 주민으로서 타 지역에 비해 늦게 발전해 이제야 활기를 띄는데 문화 방면은 여전히 속도가 더디다.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공연이나 전시가 많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좌동에 위치한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의 권순정(58) 대표는 "타이틀만 '아동 친화도시'가 아닌 실제로 아이들 눈높이 맞춰 그들의 목소리와 원하는 것을 듣고, 그들을 위한 판을 깔아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 "기초단체 재단인 만큼 서구의 역사가 문화와 예술의 옷을 입고 주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길 바라며 무엇보다 관계와 사람 중심의 재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구에서 20년 이상 살고 있는 구민 역시 바람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태상(26)씨는 "서구는 부평이나 구월동 같은 인천의 번화가에 비해 전시나 공연이 부족해 늘 아쉬웠다"며 "서구를 위한 문화재단이 생기는 건 반갑지만 서구문화회관 자체가 워낙 접근성이 떨어져 청라나 검단 지역에서도 다양한 공연을 바라고, 무엇보다도 홍보가 가장 절실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