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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석의 지구촌] 명품시장의 호황        

<812회>

2018년 01월 12일 00:05 금요일
▲ 언론인
지난해 한반도에는 전운(戰雲)이 짙게 깔리고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워싱턴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지만 값비싼 명품 시장은 예상 이외의 호황을 구가했다. 루이뷔통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 최대의 명품 브랜드 재벌 LVMH는 14%에 달하는 판매 성장을 보였고 구찌는 그보다 훨씬 많은 43%의 성장을 기록했다. 세계 도처에서 발생한 대형 테러와 유럽으로 대거 난민유입으로 명품시장이 내리막길을 걷던 2016년을 고비로 유럽 대륙이 안정을 되찾고 아시아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1854년에 창업한 루이뷔통은 여행가방을 만드는 회사로 개선문에서 가까운 몽소 거리에 점포가 있는 중소기업이었다. 필자가 파리에서 근무할 70년대까지만 해도 토탈패션으로 대표되는 명품점이라기 보다는 동양적인 단순한 모노그램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점포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1987년에 프랑스의 대표적인 유명한 샴페인과 꼬냑 회사를 거느린 베르나르·아르노 회장이 인수해 LVMH그룹을 만들어 세계 정상의 고급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지난해 총 매출은 루이뷔통에 뒤지지만 성장률은 세배 가까이 되는 구찌는 피렌체에서 가죽 제품을 만들어 파는 전문점으로 창업해 고급 브랜드로 정착한 이태리의 대표적인 토탈패션 기업이다. 수년 전 LVMH그룹의 합병시도를 저지하고 알렉산드로 미첼 같은 톱 디자이너를 영입해 정상을 넘보고 있다. 1980년대 중반 피렌체의 구찌 본점에서 넥타이를 살때만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비약적인 도약이다. ▶가진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해 경제의 선순환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명품시장의 역할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연간 3000억달러로 추산되는 고급 브랜드 회사들이 세계화의 추세를 타고 지구촌 구석에까지 직영점을 열어 중산층의 지갑까지 노리는 것은 문제라고 본다. 명품 가방이나 고급 시계로 스스로의 신분 상승을 착각하는 사람들의 약점을 파고 드는 상술이라는 지적도 있다.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은 프랑스와 이태리에 집중되어 있다. 그들의 문화·예술적 전통과 내수시장이 일정 부분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가진 계층들을 대상으로 하는 명품시장을 그들 나라의 보통사람(중산층)들은 철저하게 외면한다. 파리나 로마의 지하철에서는 명품가방이나 시계를 찬 사람들을 찾기가 힘들다. 그러나 서울의 지하철에서는 한두개의 명품 가방을 쉽게 볼 수 있다는 프랑스의 신문기사를 보면서 착잡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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