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철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 회장
2018년 무술년(戊戌年)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 개의 해라고 한다. 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옛부터 인간에게 가장 충직스럽고 용맹스러운 동물 중 으뜸으로 개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개는 단순한 사육의 대상이 아닌 인간과 함께 공생한다는 반려동물(伴侶動物)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오늘날도 인간에게 가장 친근하고 가까운 동물의 상징이다. 이처럼 친근하고 책임감 강한 개처럼 우리 사회도 더불어 함께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최근 서로 소식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에서 무절제한 인신공격과 일방적인 독선의 글들은 긍정의 의미보다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부정적인 부분이 많이 있다. 사실 확인도 없이 유언비어를 확대·재생산하며, 타인의 사생활과 인격을 무시하는 부정적인 표현들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찾아볼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의 인성을 드러내는 한계일 수밖에 없다. 이제 SNS가 서로 차이를 존중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한 폭력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SNS상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만연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한 해 언론의 주요 이슈 중 하나를 꼽는다면 바로 '갑질'이었다. 지방의원의 막말과 경비원에 대한 아파트 주민의 갑질에서부터 대기업 임원 등 어느 특정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하게 우리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갑질이 기생하고 있다. 특히 학교 내 사회복지사를 부당하게 해고한 경기도교육청의 불공정 교육정책은 사회복지계의 대표적 갑질로 꼽을 수 있다. 교육복지사 등 학교 내 사회복지사를 단계적으로 배치하겠다고 약속하였던 이재정 교육감은 공약 불이행에 대한 부끄러움보다는 도리어 부당하다는 주장에 도리어 표적감사를 단행하는 수치스럽고 안타까운 현실이다.

최근 아동학대, 가정폭력, 청소년 자살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교육복지사업을 확대하여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무시한 채 독선과 아집의 늪에 빠져 불통하고 있는 경기도 교육감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정작 보호를 받아야 할, 사회적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아이들을 어둠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는 경기도 교육정책에 과연 경기도민들은 어떠한 평가를 내릴지 궁금하다. 경기도교육청의 갑질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의 갑질로 고통을 받고 있는 학교 내 사회복지사의 현실과는 대조적으로 사회복지 분야에서 들려오는 희소식이 있다. 바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전국 최초로 사회복지의 모든 영역에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등 종사자들에게 처우개선비를 지원하고, 올해부터는 장기근속자를 위한 특별휴가를 결정한 것이다.
이런 결정은 단순히 사회복지사 등 종사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 대상자들에게는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복지 환경을 조성하여 줌으로써 사회복지의 경쟁력을 높여 주는 기회다. 결국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라는 민관협력의 소통을 실천한 결과이며, 향후 정부와 타 광역지방자치단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빈곤, 실업, 가족해체, 폭력 등 수많은 갈등이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사회적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미완의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과 같은 불안한 현실이다. 또한 과거와 달리 개인 중심의 이기주의가 만연되어 오직 나 중심의 사고가 확산된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가치는 실종되어 가고 있다. 나와 다름의 차이를 존중하고 공감하기보다는 오로지 나 자신의 입장에서, 특히 내 이익 앞에서는 편견과 배타로 갈등을 조장하고 타인의 인격을 무시하는 독선과 이기의 늪에 빠져 들어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러한 불안정한 사회를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편견과 독선이 아닌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나는 정의롭고, 상대는 정의롭지 못하다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서로의 차이를 존중할 때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갈등을 선동하면서 정의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기보다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생의 가치를 실천하여 나와 다름을 존중하는 긍정의 새해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