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3010031.jpeg
20180103010030.jpeg
경기도미술관은 4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미술관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퀀텀점프 2017 릴레이 4인전'의 마지막 작가인 빈우혁의 <공기 그림자>를 개최한다.

빈우혁 작가는 팍팍한 삶이 주는 고통을 차단하고자 잠잠하게 숲을 그리는 일에 몰입했다. 특히 지난 5년간 작가가 꾸준히 그린 '독일의 숲'들은 작가의 불우한 환경과 과거의 기억들로부터 비롯된 심리적 동요와 복잡한 심정을 비우고, 평정과 치유를 경험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유년 시절부터 머물 곳 없을 때 숲에서 위로를 찾던 습관의 끈은 성인이 되어서 숲과 비슷한 곳에 조차 가까이 할 수 없게 된 현실을 도피하여 결국 독일에 있는 숲에 이르러서야 위로를 연장할 수 있게 해주었다"면서 "슬플수록 더 기쁘게 웃으며, 괴로울수록 고요하게 자신을 위로하고 감정을 숨길 수 있도록 그리는 행위와 소요(逍遙)의 과정을 받아들이고, 나를 제외한 모두에게는 이야기가 없는 듯한 풍경을 통해서 침묵의 이유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고 말했다.

전시 제목인 <공기 그림자>는 공허한 세계를 꿈꾸는 작가 자신을 일컫는 독일어적 표현이다. 빈우혁 작가가 초기 작품에서 주로 목탄을 가지고 다듬어지지 않은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들에서는 강렬해진 색감과 면밀한 묘사 등 재료와 기법적인 변화들을 통해 차분해진 심리 상태와 정리된 감정들을 표현했다.

한편, '퀀텀점프'는 경기도미술관과 경기창작센터가 3년째 협력해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시도를 소개하는 연중 기획 전시다. 지난 2017년에는 허우중, 이수진, 전우연, 빈우혁까지 전도유망한 네 명의 작가가 경기창작센터 입주기간 동안 완성한 최신작들을 선보이는 자리로 마련됐다.

(문의 031-481-7043)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