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원희룡, 선거 최우선 거취 고심 … 정병국 '통합정당행' 유력
▲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남원정 앵콜쇼'에서 정병국(왼쪽부터) 전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경기지사가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본격화되면서 바른정당 중진 인사인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3인방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옛 한나라당의 원조쇄신파로, 정치적 고비 때마다 행동을 함께 해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당장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의 승리가 최우선 과제인 만큼 정병국 의원과는 다른 행보가 예상된다.

남 지사는 올해 중순만 해도 한국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자강론을 폈지만, 최근 들어 보수통합을 강하게 역설하면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여당에 맞서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재선이 가능하다고 보는 남 지사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이 임박한 시점에 탈당을 결행, 한국당으로 복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남 지사가 지방선거 출마 뜻을 접지 않는 한 받아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 또한 험로가 예상된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통합정당 후보가 되기보다는 당분간 무소속으로 중립지대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당이 마땅한 후보군을 찾지 못하면 결국 남 지사를 불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 지사는 국민의당과의 통합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최대한 아끼면서 통합 절차가 가시화하는 내년 2월까지 기다려보겠다는 생각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지역표심이 정당보다는 인물에 쏠리는 만큼 무소속으로 야권 후보로 나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원 지사 측 관계자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박수를 치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앞장서서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통합정당이 만들어 낼 가치와 이념들이 구체화하면 그때 거취를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바른정당 초대 당 대표였던 정 의원은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동참할 것이 유력하다.

정 의원은 "국민의당 절차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며 통합정당에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당 안팎에서는 의원 1~2명의 추가탈당설이 계속되고 있어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앞두고 잔류파 의원 11명이 단일대오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조태현 기자 chot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