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32명 장애·질환 호소
건강영향조사 필요성 인정
환경부, 내달 설명회 개최
쇳가루와 날림 먼지에 시달려온 인천 서구 사월마을 주민들이 피해 보상을 받을 길이 열렸다.
환경부가 이들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한다.
환경부는 이달부터 내년 8월까지 사월마을 주민의 건강실태를 파악한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7월14일에 열린 제24차 환경보건위원회에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주민건강영향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인정되면서 이번 조사가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앞서 올해 2월 사월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사월마을 환경비상대책위원회는 환경부에 청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수도권매립지 쓰레기 수송로와 폐기물처리업체 28곳 등 각종 공장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인해 주민들이 호흡기 질환을 겪고 있는 만큼 인과 관계를 밝혀달라고 건의했다.

당시 주민들이 제기한 청원서에 따르면 사월마을 주민 32명은 혈액의 흐름에 장애가 생겨서 발생하는 순환기계 질환을 호소하고 있다. 또 다른 16명은 갑상선 기능 저하 등의 내분비계 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사월마을 토양에서 납과 니켈 농도가 전국 평균보다 높게 검출됐다.
국립환경과학원과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5월 마을 인근의 토양을 조사한 결과 1㎏당 납은 21.8~130.6㎎/㎏, 니켈은 10.9~54.7㎎/㎏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각각 29.7㎎/㎏, 13.8㎎/㎏)보다 최대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만약 이번 조사를 통해 공장 등에서 발생한 오염 물질이 주민에게 피해를 미쳤다는 관계가 입증되면 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다.

환경부는 사월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 설명회를 개최해 환경오염 평가, 건강조사 등 조사 계획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사월마을에서는 다음 달 중 주민설명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최민지 환경부 환경보건관리과장은 "이번 건강영향 조사를 통해 지역의 환경오염과 주민의 건강상태를 정확하게 평가 하겠다"며 "앞으로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