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400여편의 출발지연, 100편 이상의 결항·회항 등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대란' 원인이 '관제시스템 오류' 가능성으로 모아지고 있다.

출발 항공편에 이륙 지연이 집중되면서 서울지방항공청의 관제시스템 오류·오작동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24일 인천공항은 누적된 출발편 이륙 지연의 여파가 하루를 넘겨서도 이어지면서 여객터미널 혼잡이 지속되고 있다.

전날 인천공항은 오전 6시 6분부터 저시정 경보 발령, 오전 11시쯤 해제됐으나 항공기 400여편 무더기 지연·회항 등 사상 초유의 항공대란이 빚어졌다.

출국객들은 짧게는 5시간에서 하루종일 탑승을 대기하느라 불편을 겪었고, 체공비행으로 상공에서 머물던 43개 도착편은 김포공항 등으로 회항 착륙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연휴 등 동계성수기 항공교통 비상대책에도 사실상 '관제마비' 상황이 터지면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지방항공청의 비상메뉴얼이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하루평균 항공기 운항 1000회가 넘는 인천공항에서 항공편 무더기 출발 지연이 속출한 것은 개항 이후 처음이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출발허가시스템(PDC)과 공항정보방송시설(PDC/D-ATIS)을 안정성, 사용자 편의성이 대폭 향상된 시스템으로 교체한 바 있다.

폭우·안개 등 악천후에 대비한 정밀감시시스템(MLAT)을 운영하고 있다.

활주로는 항공기 동시 이·착륙이 가능한 CAT-IIIb 등급으로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자랑한다.

가시거리 175m 미만인 저시정 상황에서도 인천공항은 이·착륙이 가능한 아시아 최초의 최저 가시거리 75m를 운영하고 있다.

일단 출발편 이륙 지연은 국토부와 서울지방항공청의 관제시스템 셧다운 또는 오류·오작동 '은폐'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관제코드 생성시간과 시간별 관제총량 초과, 오류(버그)로 항공대란을 초래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당시 인천공항 상주기관에서는 "관제탑은 전쟁 같은 위기의 상황"이라는 긴박함을 암시하는 발언이 잇따라 돌았다.

현재까지 서울지방항공청은 항공대란에 따른 설명을 내놓지 않고 함구하고 있다.

인천공항 상주직원들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엄정한 조사를 통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대형참사'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기성 기자 audis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