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전 9시26분쯤 인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내 한 신축건물 공사현장에서 불이 나 연기가 건불 밖으로 나오고 있다. 이 화재로 작업자 1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기습적인 한파로 꽁꽁 언 공사 현장을 녹이려고 피운 불이 번져 노동자 1명이 숨졌다. 같이 일하던 인부 20여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13일 오전 9시26분쯤 인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내 신축 상가 건물 공사장에서 불이 나 1시간40분 만인 오전 11시06분 진화됐다.

인천소방본부와 고용노동부 인천북부고용노동지청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공사장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A(51)씨가 숨졌다. 또 22명이 연기를 마셔 근처 국제성모병원 등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 상가 건물에서 불은 지하 1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숨진 A씨 역시 지하 1층에서 발견됐다. 이 공사장에선 모두 52명이 작업하고 있어 자칫하면 대형 인명 사고로 번질 뻔했다.

경찰은 "건물 지하 1층 주차장에 언 얼음을 녹이기 위해 작업자들이 휘발유를 조금씩 뿌려 불을 붙이는 과정에서 주변 스티로폼 단열재로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중실화 및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바닥에 직접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 B씨를 입건해 조사하기로 했다.

인천북부고용노동지청은 사고 이후 해당 건설 현장에 대해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망자가 발생해 중대재해로 본 것이다. 아울러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곧 공사 관련자를 소환해 관련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공사 현장 전반에 안전진단도 명령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과 조종묵 소방청장은 화재 현장을 찾아 정밀감독을 주문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