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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바람직한 자녀의 진로 선택

기원서 전 송도중학교 교장

2017년 12월 14일 00:05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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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입시'이다.

이러다 보니 대입수능이 청소년·학부모·교사의 수준을 넘어서 사회적인 주요 이슈로 떠오른 지 매우 오래됐다.

특히 수능고사 점수 발표 시기에 즈음해서는 대학과 전공의 선택, 그리고 재수라는 갈림길에서 모두가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결국 이 상황에서 우리사회에 가장 보편적으로 통용된 진로결정 지표는 바로 '수능점수'와 '대학의 사회인지도'이다.

이러한 지표로 가장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그 결정에 대한 오차가 적어 신뢰가 있다는 사회적 통념마저 갖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로 유명한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프로이드는 '일하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였다.

'삶이 참으로 곡절 많고 복잡한 것 같아도 간추려 보면 한 사람이 어떤 일을 하면서, 어떤 사람들 속에서, 어떻게 사랑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가' 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호이트(Hoyt)란 학자는 '진로'가 '한 인간이 일생 동안 수행하는 일의 총체'라고 정의하였다.

일이란 인간만이 수행하는 행위로 어떠한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적 행동이며, 인간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의도적·계획적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사람의 삶에서 일과 사랑을 분리할 수는 없다.

일을 준비하는 과정인 학창 시절에 친구를 만나고, 일의 현장에서 동료를 만나며, 또한 그 어느 언저리에서 사랑하는 이성을 만나 가족을 구성하고 후세를 키우면서 그만의 독특한 꿈을 펼쳐 나가는 게 인생이다.

한 사람의 진로는 바로 그 사람의 사랑이자 삶 자체이다.

삶의 한 부분인 고교 3학년 시절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의 기로라고 할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6년 등 모두 12년 동안의 공부를 마감하고 인생의 전환점이 될 대학 진학을 눈앞에 두고 있음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진로 선택에서 두드러지게 문제인 것이 몇 가지 있다.

자신에 대한 이해 부족, 직업 세계에 대한 이해 부족, 왜곡된 직업의식 등이다.

그 중 또 하나는 부모 중심의 진로 결정이다.

진로에 관한 이론은 학자마다 다르고, 그 나름대로 특색을 갖고 있지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설득력이 있는 것은 미국의 사회학자 파슨즈(Parsons)의 특성 요인 이론이다.

진로를 결정할 때 가장 중심이어야 할 부분은 자신의 특성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직업 세계에서 요구하는 요인을 충분히 확인해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한 통속으로 오로지 명문대, 인기학과 진학에만 혈안인 우리 청소년들의 진로 선택은 총체적인 문제로 떠오르는 셈이다.

대학과 학과 선택은 남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발표된 몇몇 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 재학생의 25%가 진로를 잘못 선택하여 재수를 하고, 심지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전문대학에 재입학 하는 학생 또한 적지 않다고 한다.

'반수생'이라는 말도 이와 같은 풍토에서 비롯된 신조어이다.

대학에 입학해 놓고, 한 학기 다니다가 2학기에 휴학하고 다시 수능을 보는 학생들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 이영대 박사는 이런 진로풍토에 대해 '비전을 분명하게 설정하라', '거시적 안목으로 보라'고 지적한다.

시기적으로 많이 늦긴 했지만, 늦었다고 생각되는 그 때가 최적기다.

자녀들의 대학과 학과 선택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것을 권한다.

대학보다는 학과를 먼저 선정하고, 그 학과가 개설되어 있는 대학 중에서 자기 능력에 맞추어 대학을 선정할 일이다.

또한 당장의 인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에서 진로를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취업이 보장되었던 교육대생들이 임용시험을 거부하자는 결의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임용고사에서 탈락하는 예비교사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우리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내 자녀의 미래 역시 부모가 예측하기에는 불투명하다.

고교 3년인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남학생의 경우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원 진학까지 한다면 약 10년 뒤가 될 텐데, 그때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바쁠수록 둘러 가라'는 옛말을 생각하면서 자녀들이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더 잘 맞는 직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먼저 고민하고 학과를 찾고, 대학을 선택해야 한다.

인생은 길다.

물론 대학입학은 인생의 마지막도 아니다.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좀더 길게, 그리고 깊게 자기 인생 전반을 생각하며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후회 없이 만족스런 자기 인생을 만드는 첫 걸음이다.

/기원서 전 송도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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