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도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지난해 4월 일본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연쇄지진으로 40여명이 사망하고 2000명 가까이 되는 부상자가 속출했다.

2011년 발생한 동일본 지진 이후 5년 만에 벌어진 참사다.

지진의 습격을 받은 곳은 비단 구마모토뿐만 아니다.

지구 반대편 남미의 에콰도르에서도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해 240여명의 사망자와 2000여명에 달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일본과 에콰도르는 모두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국가들이다.

'불의 고리'는 지진대와 화산대 활동이 중첩된 지역을 칭하는 단어다.

그리고 지난달 22일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의 5.5지진 역시 '불의 고리'지역에서 발생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세계 각국들의 지진소식을 접할 때면, 그냥 남의 일처럼 가볍게 넘겨왔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이 최근 잇따른 지진발생으로 확인되고 있다.

작년 9월 경주 지진에 이어 수능 전날이었던 지난달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강진이 한반도를 뒤흔들었다.

그 여파로 포항시 북구 지역에 상당한 인명·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굉음과 흔들림에 시민들은 혼비백산했다.

평소 재난대비 훈련 부족에서 왔음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우리가 지난 방송을 보면서 느낀 공통점은 지진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는 점이다.

단지 알고 있는 것은 행정안전부의 재난대비 행동요령에 따라 지진발생 시 행동하라는 것이다.

이는 실제 상황발생 시 혼잡을 초래할 우려를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는 일본처럼 평시 훈련을 잘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방위 훈련처럼 지진발생 대비 가상 대피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지진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지진은 우리 생활 속의 불안요소로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번 포항 지진으로 인해 우리 생활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각종 매체에서도 지진을 대비한 생존 배낭의 구비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지진에 대한 대비가 필수적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에서도 지질학 분야에 충분한 예산을 지원하여 지진연구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진을 예측하거나 저감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서둘러 주택을 포함한 시설물에 대한 내진 보강도 재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대피소의 지정과 관리, 그리고 교육과 훈련, 대응 매뉴얼 체계를 정비하는 게 시급하다.

/박상도 농협구례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