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민원 번번이 좌절
부모들도 건립운동 동참
"꼭 지어달라" 호소 … 주목
"시장님, 국회의원님 학교에 멋진 체육관을 꼭 만들어주세요."

수원 원천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내 실내체육관 신축을 위해 발 벗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11일 원천초등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원천초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부모 교사들과 함께 실내체육관 건립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1993년 개교해 73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날씨에 제약 받지 않고 마음껏 체육활동을 즐길 수 있는 실내체육관이 없는 상태다.

오래전부터 체육관 건립은 이 학교 학생들의 간절한 바람이었다.

그동안 학생들은 체육관이 없어 겨울철은 물론 다른 계절에도 미세먼지와 날씨 등으로 체육활동을 제약 받았다.

정규 수업시간도 예외가 아니었다. 체육수업은 날씨 탓에 한 달에 절반 꼴로 실내에서 이뤄졌다.

원천초교 한 교사는 "체육관 대용으로 교실 2개를 합쳐 사용하고 있지만 공간이 30평 남짓해 체육시설로 사용하기엔 매우 비좁다"며 "학생들을 위한 체육관 건립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원천초교 학부모들은 이 같은 이유로 관련기관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주춤하던 체육관 건립 문제는 지난해 말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처음 열린 공동체토론회에서 학생들이 실내 체육관 건립의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호소하고 나섰다.

공동체 토론회는 이 학교 교사, 학부모, 재학생들 모두가 함께 학교 현안사항을 논의하는 자리다.

당시 토론회에서 '실내 체육관이 없어 비, 눈이 오는 날에 체육활동을 하지 못한다', '체육관을 꼭 만들어 달라'는 학생들의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왔다.

원천초교 학생들은 이같은 내용을 수원시 등 관련기관에 전달하기 위해 학생회를 중심으로 '체육관 건립' 열망을 담은 편지 200여장을 모았고, 동영상도 직접 제작했다.

학생들의 열정에 학부모와 교사도 힘을 보탰다.

학부모들은 이달 초부터 '체육관 건립 서명운동'을 펼쳤고 이날까지 1400여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오는 13일 학생들의 편지와 동영상, 서명서를 지역 국회의원, 수원시, 수원시교육지원청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원천초교 박모(13)군은 "내년 졸업이라 체육관이 만들어져도 사용하지 못하지만 후배들을 위해 꼭 체육관을 지어 달라"며 "꼭 체육관이 만들어져 후배들이 마음껏 뛰어놀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천초등학교 한 학부모는 "체육관을 만들기 위해 교육부 심의를 통과해야하는 복잡한 절차를 밟는 등 험난하다"며 "아이들의 큰 바람을 지역 정치권이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