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임기·잇단 사망사고에 이임식장 분위기 울상
이주민 인천지방경찰청장이 취임 134일 만에 인천을 떠나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청장이 짧은 임기를 마치고 자리를 뜨는데다 얼마 전 발생한 경찰 사망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경찰 내부에서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 청장은 11일 오후 4시 남동구 인천청에서 이임식에 참석하고 인천을 떠났다. 이 청장은 이임식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짧게 있다 가서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어디에서든 다시 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라고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이 청장은 지난 8일자 인사로 서울청장에 임명됐다. 11일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 청장이 경찰의 최고봉인 경찰청장 후보군에 올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경찰청장을 거쳐 경찰청장에 임명된 사례가 많은데다, 2003~2004년 청와대에 근무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와 호흡을 맞췄던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 청장이 경찰청장에 가까워졌더라도 현장 분위기는 그다지 밝지 않다.
두 달간 경찰관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지난 8일 연수경찰서 4층에서 A과장이 추락해 목숨을 잃는 등 연달아 경찰 4명이 사망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고 원인조차 나오지 않는 등 사건의 매듭도 짓지 못한 상황에서의 지휘부 교체에 불만도 나오고 있다.

한 경찰은 "현장은 지금 초상집이다. 다들 마음에 우울증 하나씩 얹고 사는 느낌"이라며 "누가 승진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가 불거졌으니 매듭을 잘 짓는 게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은 "짧은 임기의 청장들이 얼마나 인천과 인천경찰에 애착을 가질지 잘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