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주요 법안 처리한다며 11일부터 소집한 12월 임시국회가 첫날부터 개점휴업 상태다.

여야 의원들이 밀린 외유 일정을 떠나거나 지역행사를 이유로 상당수 국회를 비운 데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상임위도 정상가동되지 못했다.

임시회 첫날이었던 이날 오후 4시 예정된 국방위 법안심사소위를 제외하고는 여야는 상임위 일정조차 잡지 않았다.

민주당의 경우 원내지도부는 모두 자리를 지켰지만, 추미애 대표가 한러의원 외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한일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 58명도 1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일본을 대거 방문 중이다.

여당인 민주당은 시급한 민생입법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당을 압박했다.

그러나 제1야당인 한국당은 원내대표 경선으로 바쁘고,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한 통합파와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한 비통합파 사이의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공식 회의인 최고위원회의를 아예 취소하고 원내대표 레이스에만 집중했다.

특히 김성태, 홍문종, 한선교 등 3명의 주자들이 모두 '강한 야당'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여(對與)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앞으로 국회 운영에 새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의당은 중도통합론을 둘러싼 안 대표와 호남 중진 간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며 집안싸움이 발등의 불인 상황이다.

특히 민심 수습을 위해 호남을 방문 중인 안 대표를 향해 '후레자식' 등 욕설 세례가 쏟아진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지원 전 대표가 안 대표 지지자로부터 계란을 맞는 일까지 벌어져 양측 감정이 상할 대로 상태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시급한 민생법률이 한국당의 발목잡기로 지연되고 있어 개탄스럽다"며 "상임위는 물론 정개특위도 한국당의 보이콧으로 이번 주도 계속 식물국회가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조태현 기자 choth@incheonilbo.com